[Editorial-우리 생각엔…] 미국 금리 인하론에 담긴 메시지
[Editorial-우리 생각엔…] 미국 금리 인하론에 담긴 메시지
  • 박해옥
  • 승인 2019.06.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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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앞당겨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동안 올 하반기 인하설이 나돌더니 이젠 한발 더 나아가 이달 인하설까지 제기된 마당이다. 월내 인하 가능성을 처음 거론한 곳은 미국의 권위 있는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었다. 신문은 6일자(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연준이 이달 금리 인하 문제를 두고 내부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분위기상 미국의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인 듯 보인다. WSJ 보도 이전까지 제기된 주장들은 9월 인하설, 12월 인하설 등등이었다. 하반기 인하설 중엔 9월 0.5%포인트 인하설도 포함돼 있었다. 일각에선 연준이 하반기 중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했다.

워싱턴에 있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에 있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 WSJ의 인하설이 추가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만약 이달부터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연내에 두 차례 이상 또는 0.5%포인트 이상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열린다.

물론 WSJ의 보도를 냉정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있다. 하지만 이 신문이 미국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매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준 내부의 기류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금리 인하 압박에 꿈쩍도 하지 않던 연준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미국의 물가 둔화를 일시적 현상이라 치부하며 금리 인하론을 일축했었다.

연준의 기류 변화에 자본시장은 즉각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WSJ 보도가 나가자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그에 화답하듯 상승 마감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연준 내부의 급박한 기류변화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의 움직임은 연준이 미국 경제를 덮칠 어두운 먹구름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경제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경고음은 지난 수일간 곳곳에서 울려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4일 발표된 세계은행의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다. ‘고조된 긴장, 가라앉은 투자’라는 서브 타이틀이 붙은 보고서는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지난해(3%)보다 크게 낮아진 2.6%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밝혔던 기존이 전망치보다도 0.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2.5%로, 중국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6.2%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미국의 내년 성장률이 1.7%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연준 내부의 기류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불안하기로 말하면 미국경제만의 일이 아니다. 유로존이나 아시아태평양지역 신흥국들 전체의 분위기도 뒤숭숭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불과 5개월만에 0.4%포인트나 더 낮춘 1.2%로 수정했다. 한참 덩치를 키워가야 할 중국·인도네시아·태국 등 동아태 신흥국들의 올해 평균 성장률도 5.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으로 눈길을 돌리면 더욱 답답해진다.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0.4%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 4월 경상수지는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가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안 좋은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직접적 원인은 세계은행 보고서가 부제를 통해 지적했듯이 투자 부진이다. 투자를 가로막는 것은 불확실성 증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여기에 각종 규제와 정부의 기업 길들이기 문화가 더해지면서 국내 투자 심리가 더욱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세계경제가 어려운 와중에도 한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만큼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게 그같은 현실을 방증한다.

한국 경제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환란 당시에나 경험했던 바닥을 이미 실감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변해야 한다. 그 첫 단계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류에 담긴 긴급한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다.

대표 필자 편집인 박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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