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외 증시의 제1 관심사는 미국의 금리정책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이 이젠 상수가 되다시피 한데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잠시 숨고르기 단계에 접어든 것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미국 금리 이슈로 돌려놓았다.

국내 증시의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뉴욕증시는 미국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기대는 지난 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경기 확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은 연준이 올해 안에 두 차례 정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간 하반기 인하론이 대세를 이뤄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달 내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자(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월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댕긴 것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르면 다음 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온기를 더 하는 요인은 또 하나 있다. 미국과 멕시코 간 긴장 분위기가 급격히 완화되면서 대(對) 멕시코 고율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거된 점이 그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의 불법 이민 관련 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그에 따라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움직임은 미국 증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다만, 대 멕시코 관세의 보류 가능성은 지난 주 후반부터 미국 증시에 미리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약발은 제한적일 것이란 견해도 제기된다.

10일부터 발표되는 중국의 5월 경제 관련 지표들도 관심을 끄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중국 관련 지표의 부진이 증시에 특별한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표가 나쁠수록 오히려 중국 정부의 대미(對美) 협상 의지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마침 미국과 중국은 이달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갈등을 일정 정도 해소할 가능성을 타진한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G20 회의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대화한 뒤 중국산 제품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달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점을 2주 연기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평소 무뚝뚝한 분위기를 풍겨온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친구”로 호칭해 눈길을 끌었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국제경제포럼 참석차 지난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중이던 시 주석이 “중국과 미국이 완전히 갈라서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내 친구”라 불렀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G20 행사에서의 만남을 앞두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강경 자세가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고 있어 두 정상의 만남에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국방부가 최근 펴낸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를 통해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는 표현을 한 것 등은 미국의 대중 강경 입장을 대변해준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주간전망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NH투자증권 2020∼2100, 한국투자증권 202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30∼212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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