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고용은 소폭 증가했으나 인건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건비 상승률이 고용 증가율의 4배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기업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타나고 있다.

13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000대 상장기업의 고용 인원은 총 132만7383명으로, 1년 전(130만6184명)보다 1.6%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인건비는 88조6153억원에서 94조2640억원으로, 6.4%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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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고용 인원 129만219명, 인건비 85조5463억원)과 비교하면 고용이 2.9% 늘어나는 동안 인건비는 10.2%나 올랐다. CXO연구소는 “최근 몇년간 인건비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증가분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보다는 기존 직원들에게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데 쓰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000대 상장기업의 인건비 증가액(5조6487억원)은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직원을 11만2000명 정도 고용할 수 있는 규모이지만 실제 고용은 2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늘어난 고용 인원 가운데 79.3%(1만6815명)는 직원수 1만명 이상의 이른바 ‘슈퍼 고용기업’에서 새로 채용한 것으로 집계돼 편중 현상이 더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지난해 1000대 상장기업의 인건비 가운데 72.2%, 고용의 62.9%는 상위 100대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CXO 소장은 “대기업들이 고용보다 인건비를 큰 폭으로 계속 늘릴 경우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져 사회적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인재가 대기업으로 빠져나가 중소기업 성장이 약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결국에는 대기업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림으로써 핵심 생산시설 등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로 이전하려는 기업이 속출하는 현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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