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 증시는 모처럼 활황세를 보였다. 전반적 활황 기세를 타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태도 변화였다.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려는 신호를 보내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이 같은 기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후 1시(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행해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은 투자 의욕을 더욱 분발시키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증시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그가 7월 중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것이다.

만약 파월 의장이 이와 비슷한 사인을 보낸다면 증시엔 더없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유동성 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으며 주가가 종목 구분 없이 상승 기류를 탈 수 있어서이다. 나아가 연준의 확실한 금리인하 신호는 이미 꿈틀대기 시작한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으로 바꾸는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이런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전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양적완화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가는 가운데서도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미·중 무역협상 추이다. 미·중 협상은 전개과정에 따라 증시의 유동성 장세에 순풍을 더해줄 수도, 그 반대로 역풍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시장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 행사를 빌려 미·중 두 나라의 정상은 따로 만남을 갖고 무역갈등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오사카에서의 미·중 양자회담이 협상 타결을 위한 자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의 때처럼 두 정상이 일정 기간 관세전쟁의 휴전을 선언한 뒤 미·중 고위급 회담을 이어가기로 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정도 합의만 이뤄져도 지금의 증시 분위기는 그런 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시장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언론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이 이르면 25일 만날 것이란 보도를 내놓고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미·중 두 나라가 현재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많은 게 사실이다. 무역전쟁 와중에 새롭게 불거진 화웨이 제재 문제만 해도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의도가 단순한 무역수지 개선을 넘어 슈퍼 파워로의 부상을 노리는 중국의 의도를 꺾으려는데 있다는 해석이 그 배경을 이룬다. 미국 관리들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톤다운을 위한 발언을 앞다퉈 내놓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단기적으로는 양국 고위급 협상단이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다시 출렁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28일 통계청이 발표할 5월 산업활동동향이다. 이 때 발표될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등 경기 관련 지표가 내림세를 멈추고 반등하는 모양새를 나타낼지, 생산과 투자의 동반 증가세가 지속될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한달 전 발표된 4월 경기지표의 경우 동행 및 선행지수의 동반 하락세가 11개월만에 멈춘 모습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될 5월의 경기지표가 과연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에 진작부터 관심이 모아져 있다.

두 개의 지수가 반년 이상 동반하락하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이로 인해 통계청도 우리 경기의 정점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이에 대한 판정을 유보한 바 있다. 통계청 등에서는 우리 경기가 2017년 2분기나 3분기 언저리에서 정점을 찍었을 것이란 분석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 범위는 NH투자증권 2070∼2170, 하나금융투자 2100∼2150, 케이프투자증권 2080∼215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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