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태동 및 경과, 현황(√)

②혁신적 승차공유의 의미( )

③승차공유와 IT의 만남( )

④‘타다’는 혁신적 승차공유 서비스인가?( )

⑤무엇이 문제인가?( )

⑥승차공유가 부른 사회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

⑦거스를 수 없는 승차공유의 물결들( )

⑧‘독점보다 공유’…인식전환 서둘러야( )

⑨승차공유 서비스의 확장성에 주목하자( )

⑩승차공유가 가져다줄 미래상( )

 

승차공유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먹음직한 음식이긴 하지만 급하게 먹다간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그래도 감자는 역시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다. 마냥 찬 김만 불어대다간 누구도 먹으려 하지 않는 맛없는 감자가 돼버릴 수 있다. 카카오 카풀에 이어 논란을 낳고 있는 ‘타다 베이직’ 등이 대표적 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승차공유는 서서히 식어가는 감자 신세가 되고 있다. 무엇 하나 온전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다. 선진국들이 승차공유 서비스를 산업화하며 역량을 키워가는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승차공유 서비스 사업이 뿌리조차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개개의 사업 중 어느 것 하나도 성업을 누리지 못하니 산업 단계를 논하는 것조차 민망한 지경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하지만 밖으로 눈을 돌리면 공유경제란 이름 하에 승차공유 서비스가 지구촌 곳곳에서 이용자들의 호응 속에 기세를 떨쳐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유럽 등을 여행하고 돌아온 이들 중엔 우버X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한결 같이 승차공유 서비스의 신속성과 편리성, 그리고 친절함과 합리적 사용료에 만족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이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해외 각지에서 우버X는 이제 택시 서비스의 시간적·공간적 사각을 메워주며 공존하는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승차공유 역사는 우버가 2013년 7월 국내 시장을 노크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시작단계부터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우선 중앙 및 지방정부부터가 우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국내 사업 개시 반년이 채 안 된 그해 12월 우버 관계자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시는 2015년 1월 초부터 우버의 영업 행위를 적발해 신고하면 최대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우파라치’ 제도를 시행했다. 전방위 압박에 시달린 끝에 우버는 마침내 2015년 3월 한국내 승차공유 사업(우버X)을 접기로 결정했다.

우버가 수난사를 기록한 이후에도 국내에서는 토종 기업들의 숱한 승차공유 도전이 이어졌다. 기존의 택시를 활용한 광의의 승차공유를 제외한, 순수 승차공유 개념의 서비스만 해도 카카오 카풀, 풀러스, 타다, 차차 등이 저마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시가 협력업체와 함께 교통복지 서비스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나눔카’ 역시 승차공유 서비스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하지만 이중 순수 민간 스타트업 형태의 승차공유 서비스로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곳은 ‘타다’ 한 곳뿐이다. 풀러스 역시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낮 시간대 영업을 두고 시비가 일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차차크리에이션’이 뒤늦게 출범시킨 승차공유 브랜드 ‘차차’는 아직 걸음마도 떼지 않은 가운데 기회를 노리며 서비스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차차’의 미래는 앞서 시장에 뛰어든 ‘타다’의 성패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차차’는 장기 렌터카와 대리운전 서비스를 결합한 서비스 브랜드다. 장기 렌터카를 사용중인 운전자가 해당 차량을 렌터카 업체에 반납한 뒤 초단기 대여를 하면서 대리 운전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는 게 서비스의 골자다. 차차크리에이션은 ‘차차’가 특허등록까지 마친 사업모델임을 강조하며 합법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로 보면 ‘차차’ 또한 사업을 본격화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단기간 내에 승차공유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선행 주자인 ‘타다’처럼 극심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뜻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타다’는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공유개념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의 한 줄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타다’는 우리 사회에 승차공유 서비스의 새 장을 본격적으로 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승차공유 서비스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긴 하지만, ‘타다’의 성패는 우리 사회가 승차공유 서비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타다’, 정확이 말하면 승합차를 이용한 ‘타다 베이직’은 불법 시비에 휘말려 있다. 택시 업계는 카카오 카풀의 승차공유 서비스를 집단의 힘으로 무력화시킨 다음 타깃을 ‘타다’로 바꿔 집중 공격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타다’는 VCNC가 작년 10월 처음 선보인 이래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사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 베이직’은 6월 현재까지 불과 8개월가량 사업을 진행하면서 1100억원의 투자를 추가 유치했고 운행 차량 수도 사업 초기 300대에서 1000여대로 늘렸다. 가입 회원수는 일찌감치 60만을 넘겼으며 이용자들의 서비스 재이용률은 8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용자들의 호응도가 높음을 말해주는 자료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용자들의 니즈에 충실히 부응한다는 점이 그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 요금은 택시보다 20% 정도 비싸지만 택시에서 누리지 못했던 서비스에 매료된 이용자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호응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를테면 승객이 먼저 말을 걸지 않는 한 운전기사가 말을 건네는 일이 없고, 승객이 원하는 라디오 채널을 골라 켜주고, 아로마향과 와이파이, 스마트폰 충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차거부도 없고, 단거리 손님이라고 해서 차별대우를 하는 일도 없다. 운영사가 제도적으로 사실상의 강제배차와 시간당 일정 보수를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그간 누리지 못했던 서비스에 감동한 이용자들이 늘면서 ‘타다’는 날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타다’의 앞날이 마냥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택시를 이용한 ‘타다 프리미엄’과 달리 전통적 승차공유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헤쳐야 할 여러 난관을 앞에 두고 있다. 주무당국인 국토교통부와 정치권이 ‘타다’ 서비스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데다 법적 논란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그 와중에 ‘타다’ 운영업체인 VCNC의 박재욱 대표와 쏘카(VCNC의 모회사) 이재웅 대표는 택시업계에 의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됐다. 우버가 한국에서 겪은 수난을 ‘타다’ 운영자들도 비슷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곤 하지만, 카카오 카풀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역류의 본질은 기존 사업자들의 기득권 상실에 대한 반발력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그 같은 반발을 무마시키고 다독이는 특단의 노력이 승차공유 기반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온전한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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