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매일 주택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과열되는 것처럼 보이면 준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책을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최근 강남 등 일부 지역 집값이 다시 들썩인다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그는 한 토론 패널이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서울 등 주택공급이 위축돼 오히려 집값을 올리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김 장관은 “재개발·재건축 등에 대한 여러 규제는 참여정부 때 마련됐는데, 이후 ‘빚내서 집 사라’고 권하던 정부 시기에 대출·조세·청약 등 모든 규제가 풀리면서 재건축으로 과도하게 (수요가) 몰려 급등이 나타났다”며 “최근 재개발·재건축 규제는 2014년부터 이어져온 이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를 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 506개의 재개발·재건축 지구가 지정돼있고, 이미 98개 지구에서 공사가 이뤄지며, 올해에만 1만4000가구의 재건축 인가가 난 사실 등을 ‘재건축·재개발 정상화’의 근거로 들었다.

김 장관은 아파트 공급 물량에 대해서도 “올해에만 (서울에서) 과거 한해 평균의 2배에 이르는 7만7000가구가 공급되기 때문에 위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분양가 규제 관련 질문을 받고 “공공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민간 아파트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를 관리하는데, 지금 방식은 고분양가 문제 해결에 한계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민간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고 “고민을 더 해보겠다.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김현미 장관. [사진 = 연합뉴스]
김현미 장관. [사진 = 연합뉴스]

김 장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 제도도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는지 의문스럽고 국민이 투명성과 공정성 등을 의심하고 있다”며 “심사위원과 회의록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니 이전보다 분양가가 10% 이상 떨어진 전주시 사례를 근거로 들기도 했다.

김 장관은 퇴임까지 현재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장관이 되면서부터 일관되게 ‘집은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흔들림 없이 주택시장 안정을 이루고 집 없는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 경기부양을 위해 주택 경기를 활용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교통 분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도 개진했다. 우선 동남권 신공항 입지 논의가 총리실로 넘어간 것과 관련, “합의점을 찾자는 취지이지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건 아니다. 국토부 입장(김해 신공항)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총리실이 동남권 신공항 입지(김해 신공항)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입지를 바꿀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타다’ 등 공유차 서비스 업체와 택시업계의 갈등에 대해서는 “다음달 택시와 플랫폼(공유차 서비스업체) 간 상생을 위한 종합 방안을 발표하겠다” 예고했다.

그는 “타다 문제를 사법적으로 보기보다 기존 산업을 신산업으로 어떻게 혁신하고 제도 안에 흡수할 지가 중요하다”며 “규제가 과도해 혁신 서비스를 도입하기에 장애가 있는 산업도 함께 열어주는 식으로 상생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임 2년의 소회를 묻자 김 장관은 “주택 청약 당첨자의 99%가 무주택 실소유자로 바뀌었다는 결과를 볼 때, 청년 주거환경이 개선됐다는 통계 수치를 볼 때 행정부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향후 거취와 관련해 한 패널이 “3기 신도시에 반발하는 일산을 지역구로 다시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나”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지역구 출마나 비례대표설에 대해서는 “비례대표는 한번만 하는 것(이라 불가능한 것)이고, 지역을 떠돌면서 국회의원 선거 나가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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