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뷰] 일본 수출 규제를 좌우할 예상 변수들
[나이스뷰] 일본 수출 규제를 좌우할 예상 변수들
  • 박건학 기자
  • 승인 2019.07.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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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무역갈등이 점차 현실화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초 공언대로 일본은 지난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소재에 대한 한국으로의 수출통관을 막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이 같은 사실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상 당국자는 “어제부터 일본이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심사를 위해 통관을 금지시킴으로써 물품이 이틀째 한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한국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들은 최대한의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일본의 반응을 떠볼 심산으로 수입 주문을 했었다.

현재로서는 일본의 정확한 의도, 즉 제재 정도를 어느 단계까지 밀고 갈지 알기 어렵다. 지난 4일부터 건별로 실시되고 있는 심사에 얼마나 기간이 소요될지, 심사 후 허가를 내줄지 여부 등을 짐작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사진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다만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우대국 명단)에 없었던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전망을 위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이 안보와 관련된 전략물자를 일본으로부터 수출 허가를 거쳐 수입할 때 걸리는 기간은 사안별로 한 달 또는 한 달 반 정도였다.

이를 원용하면 3대 소재에 대한 일본 당국의 대(對)한국 수출 허가도 한 달 이상 걸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최대 90일인 심사 기간을 모두 채운 뒤 수출을 허가하거나, 아예 수출을 불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불허 조치가 품목별로 이뤄질 가능성도 상정할 수 있다.

일본이 선택한 3대 소재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양국의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4일 밤 비슷한 시간대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각각 자국 TV방송에 출연해 한·일 간 갈등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NHK에 출연해 징용공 문제를 거론하면서 “공은 한국에 넘어가 있다”는 비유적 주장을 펼쳤다. “국제법 상식에 따라 행동해주기 바란다”는 말도 했다. 한국이 스스로 징용공 문제를 해결해야 수출 규제가 풀릴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같은 날 김상조 실장은 JTBC와 인터뷰를 갖고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외에도 대응 카드가 준비돼 있으나 전략상 패를 미리 보여주지는 않겠다는 취지의 말도 남겼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전 세계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점도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은 이달 말의 일본 참의원 선거와 내년의 도쿄올림픽을 거론하며 기대와 함께 은연중 일본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그의 말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은 이달 21일의 참의원 선거가 한·일 교역갈등 전개 과정상의 1차 변수가 될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참의원 선거 이후엔 수출 규제가 선거용으로서의 약효를 소진하는 만큼 아베 총리의 입장이 다소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가 표출됐다는 얘기다.

내년 7월 개막하는 도쿄 하계올림픽을 거론한 것은 나름의 노림수를 슬쩍 흘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일본에서 치러질 대형 국제 행사를 앞두고 국제 공조를 통해 일본을 압박할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추하자면 김 실장은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도쿄올림픽의 흥행도 보장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일본을 향해 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일본의 수출 규제는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문제의 소재를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수입해온 만큼 사태가 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제품 생산에서 차질을 경험할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현 상황이 지속돼 우리가 맞대응 카드를 꺼내드는 단계가 다가오면 일본이 새로운 카드를 선택하는 등 사태는 회복 불능의 지경에 이르게 된다.

김 실장 역시 최악의 사태를 우려한 듯 “참의원 선거 후 일본의 태도가 누그러지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낙관적 전망만으로 위기관리를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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