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태동 및 경과, 현황( )

②혁신적 승차공유의 의미( )

③승차공유와 IT의 만남(√)

④‘타다’는 혁신적 승차공유 서비스인가?( )

⑤무엇이 문제인가?( )

⑥승차공유가 부른 사회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

⑦거스를 수 없는 승차공유의 물결들( )

⑧‘독점보다 공유’…인식전환 서둘러야( )

⑨승차공유 서비스의 확장성에 주목하자( )

⑩승차공유가 가져다줄 미래상( )

 

고전적 의미의 승차공유는 자동차가 발명되는 순간부터 존재했다고 보는 게 옳다. 승차공유의 큰 카테고리인 공유경제의 본질이 유휴자산을 타인에게 이용토록 해 해당 자산의 부가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갑자기 부각된 이슈 같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승차공유는 상당히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사적 필요에 의해 개인 간 승차공유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기간을 제외한다 해도 본격적인 승차공유 역사는 얼추 30년을 헤아린다. 이를 입증해주는 것이 1990년 1월 11일자 국민일보(당시 석간)의 다음과 같은 기사 내용이다.

정경훈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오른쪽)이 모빌리티 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정경훈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오른쪽)이 모빌리티 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는 11일 올 상반기부터 도심으로 들어오는 승용차에 카풀(Car pool)제를 실시키로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키 위해 유료도로 통행료 면제 등 각종 혜택을 주기로 했다. 카풀제는 자가용 승용차에 3인 이상이 합승하게 해 차량 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외국에선 20여년 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다. ---- 중략 ---- 시는 특히 3인 이상 탄 승용차에 대해선 유료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고…”

기사 속 내용처럼 서울시가 카풀 캠페인을 벌인 주목적은 나홀로 차량 등의 통행을 감소시켜 도심 혼잡도를 줄이려는 데 있었다. 보다 근본적인 목적은 교통 정체로 초래될 경제적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었다. 위 기사가 게재될 당시 서울시에 등록된 차량 대수는 막 100만대를 넘으려 하고 있었다.

카풀이란 말은 요즘에도 쓰이고 있지만 29년 전 서울시의 캠페인이 벌어질 당시에 비하면 그 의미가 다소 달라졌다.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카풀이 이젠 하나의 사업 영역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가족끼리 지인끼리 차량을 함께 이용하는 단계는 훌쩍 넘어섰다.

이전과 차별화되는 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정보기술(IT)의 접목이다. 산업연구원의 최현경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공유경제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정립방안’을 통해 공유경제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는 공유경제를 ‘유휴자산을 보유한 공급자와 이 자산을 이용한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자의 거래를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이 중개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ICT를, 다시 말해 보다 큰 영역인 IT를 아예 공유경제의 일부로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승차공유는 IT와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개념으로 진화했다. IT가 접목되면서 승차공유에 새롭게 더해진 이점은 즉시성이다. IT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차량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줌으로써 사전 약속에 의해서만 가능했던 고전적 의미의 승차공유 개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사진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IT의 접목을 대변해주는 것 중 하나가 승차공유 앱이다. 승차공유를 위해 개발된 앱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유휴 차량을 찾아주고 연결해주는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즉시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앞선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오늘날 승차공유 서비스는 IT 기술을 업고 여기서 한 발 더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든 운송 수단의 서비스화를 의미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가 그 기반이다. ‘윔’이나 ‘유비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승차공유 브랜드들은 특정 구간을 이동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수단을 지능적으로 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사람을 실어나르는 단계를 넘어서 있는 것이다. MaaS는 승차공유 서비스 이용자에게 여러 개의 이동수단을 제공함으로써 가장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승용차, 택시, 자전거, 전동 퀵보드 등을 구간별로 연계해 이용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간별로 이동수단을 지정하는 것 역시 IT의 영역이다.

독일 다임러 그룹이 제시한 ‘파일럿 시티’도 MaaS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란 새로운 기술이 추가로 접목된 이 서비스는 특정 지역 내에서 각종 승차공유 서비스를 지능적으로 연결해준다. 목적은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이동을 지원하는데 있다. 파일럿 시티 안에서 서비스 이용자들은 다임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승차공유 서비스 ‘car2Go'와 기사 딸린 승차공유 서비스인 ’Mytaxi‘ 등의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선 다임러가 자회사를 통해 운영하는 다중 자율주행 교통수단 지원 서비스인 ’Moovel‘의 이용 또한 가능하다.

이처럼 승차공유 서비스는 바야흐로 각종 교통 수단의 지능적 연계와 함께 자율주행 서비스까지 포함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승차공유 서비스와 IT의 만남은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통합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결제도 한번에 간단히 해결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일종의 원스톱 서비스가 승차공유 분야에도 도입된 것이다. 그 덕분에 이용자들은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면서도 최대한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상에서 보듯 승차공유에 접목된 IT는 자동차라는 자산의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이용자들에겐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 기술이 되고 있다.

한가지 더, IT를 기반으로 하는 승차공유는 산업적 측면에서도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승차공유 서비스 이용이 많아질수록 각종 정보가 축적되고 그것을 토대로 다양한 빅데이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경로별 이용 빈도, 자주 머무는 장소, 머무는 시간 등등 하나하나가 데이터로서의 가치를 갖게 된다는 게 그 전제다. 이렇게 형성된 데이터들은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하는 기능까지 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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