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만에 육박했다. 1년 5개월 만에 나타난 최대 실적이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고용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듯 느껴진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여전히 답답함을 떨치기 어렵다. 우리 사회의 중추라 할 30대와 40대의 고용이 감소세를 이어갔고, 양질의 일자리라 할 제조업과 금융업 등의 일자리 또한 큰 폭의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내용들은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을 통해 공개됐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수는 2740만8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28만1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 1~5월의 월별 증가폭이 차례로 1만9000, 26만3000, 25만, 17만1000, 25만9000명을 기록한 것에 비해도 6월 실적은 그런대로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두 달 연속 25만 이상의 증가폭을 보였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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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후한 평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산업별·연령별로 세부 내용을 파고들면 고용 시장이 건강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산업별 분류 내용만 봐도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통계청이 밝힌 산업별 6월 취업자 증가폭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12만5000명, 교육서비스업 7만4000명, 숙박·음식점업 6만6000명 등이다. 반면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7만5000명), 제조업(-6만6000명), 금융·보험업(-5만1000명) 등에서는 마이너스 증가를 기록했다.

한눈에 보아도 양질의 일자리가 20만 가까이 줄어든 대신 저임금에 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일자리가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재정 투입을 통해 단기 일자리가 증가한 정황도 고스란히 눈에 띈다.

참고로 통계청도 적용하는 표준산업분류 기준의 21개 산업중 노동 전문가들이 양질의 일자리 비중이 높은 것으로 꼽는 분야는 제조업, 금융·보험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등이다.

이들 산업군과 달리 이번에 고용이 크게 늘어난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음식점업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자리 비중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TV/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연합뉴스]

연령별 고용 상황도 낙관적이지 못하다. 핵심은 30대와 40대의 고용이 1년 전보다 나아지기는커녕 거듭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고용동향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그대로 이어졌다. 예를 들면 30대 취업자 수는 3만2000명, 40대 취업자 수는 18만2000명 줄어들었다. 대신 50대와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12만7000명, 37만2000명 증가했다. 20대 취업자 수도 늘긴 했지만 그 수는 1만4000명으로 미미했다.

정부가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고용률도 긍정적 내용을 담고 있지 못하다. 15~64세의 6월 고용률은 67.2%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늘었다. 통계청 역시 고용동향 발표 때 이 점을 앞세워 발표했다. 통계청은 이 수치가 1989년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임을 강조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 역시 1년 전보다 0.3%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고용률 부문에서도 40대의 고용률이 0.7%포인트 감소한 점이 눈에 거슬린다. 연령별 고용률을 남성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심각성이 더해진다. 40대 남성 고용률은 1.1%포인트 감소했다. 남성 고용률은 3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0.1%포인트, 1.2%포인트 줄어들었다. 30~50대 남성의 고용 부진은 해당 가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높아진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13만7000명으로 1년만에 10만3000명이 더 많아졌다. 6월 기준으로 보면 1999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연령대별로 분류하면 20대에서 가장 많은 6만3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에서는 4만명, 30대에서는 1만3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늘었다. 청년층 실업률은 10.4%로 작년 6월 당시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청년 실업자 및 실업률 증가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일이 6월로 한 달 늦춰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은 평소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되지만 응시하는 순간부터 산정 대상에 포함된다. 통계청은 이 같은 이유로 올해 6월의 청년층 실업자 수가 6만명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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