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어 세계 주요 지역 중앙은행들이 돈풀기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증시에 나쁜 소식은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 해석하면 이는 그만큼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당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린다. ECB는 오는 25일(이하 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미국 등의 통화 완화정책에 대처할 방안을 논의한다. 핵심 관계자가 완화정책을 펼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해온 터라 그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게 중론이다.

유럽은 제로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다. ECB는 현재 예금금리를 -0.4%까지 내려두고 있다.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인하보다는 지난 수년간 취해오다 잠시 멈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ECB는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달마다 적게는 150억, 많게는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자산매입은 중앙은행이 채권 등을 매입해 자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을 말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ECB의 완화정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말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맞물려 있다. 미국보다 앞서 선제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뜻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행보를 예측한 ECB의 선제적 조치는 또 다시 연준을 자극함으로써 FOMC의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을 보다 확실히 굳혀주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대체적 전망은 단계적 인하론에 몰려 있다.

국내 증시에 민감한 변수가 된 일본의 수출 규제는 이번 주에 한 차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끝난 일본 참의원 선거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승리로 마감된 가운데 24일 수출 규제와 관련한 자국내 의견 수렴이 마감된다. 23~24일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열린다.

두 이벤트 모두 일본의 기류에 미세하나마 변화를 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WTO 이사회는 결의로써 일본의 행위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전세계에 일본의 부당성을 알리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의에는 164개 회원국의 주 제네바 대사들이 참가한다. 단, 한·일 양국에선 저마다 통상 전문가를 파견하기로 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일본은 이 회의에서 나타나는 회원국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국내 여론 등을 함께 참고해 한국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을 거쳐 오는 23~24일 한국에 오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중재 또한 일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국가 명단에서 제외한다면 당장은 자동차·철강 등 전략물자와 관련성 있는 제품의 한국 내 생산과 수출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화이트 국가 제외로 양국 간 갈등이 증폭되면 농수산물 등 비전략물자에 대해서도 비관세 장벽이 쌓일 가능성이 커진다.

기타 주요 변수로는 25일 발표되는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을 꼽을 수 있다. 1분기 -0.4%(전분기 대비)를 기록한 성장률이 이번에 어느 정도나 회복될지가 관심사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상반기 부진을 언급하며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하향조정한 바 있어 시장의 기대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현재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전분기 대비 1% 내외로 모아지고 있다.

26일엔 미국도 2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은 특별한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 간 대면협상 일정도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양측은 전화를 통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나 고위급 협상 재개 등에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양국 간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이번 주의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NH투자증권 2040~2100, 한국투자증권 2040~2120, 케이프투자증권 2060∼2140 등이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