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와 미·중 무역협상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이번 한 주 동안 일본의 수출 규제 흐름과 함께 증시가 눈여겨볼 대표적 이벤트는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이중에서도 특히 증시 흐름에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연준의 금리 동결이 될 듯 싶다.

연준은 30~31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통화정책 안건을 다룬다. 시장의 대체적 전망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로 모아져 있다. 0.50%포인트 인하론도 존재하지만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

종합정리하면 0.25%포인트 인하시 시장에 미칠 변화가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0.25%포인트 인하 효과가 반영돼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어차피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적다면 미국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거의 유일한 변수는 금리 동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증시엔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사진 =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사진 = AFP/연합뉴스]

금리 동결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미국 경제가 각종 지표를 통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주 금리를 동결한 것도 예상 외의 변수 등장 가능성을 자극한다. 지난 주 ECB는 향후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을 시사하는 선에서 통화정책 논의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대체로 연준이 올해 두 차례, 내년 초까지 도합 세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인하하면 2008년 12월부터 이어져온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추고 방향을 선회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외에 제롬 파월 의장이 FOMC 회의 이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그가 완화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미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부터 재개되는 미·중 간 고위급 무역협상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번 협상은 이전처럼 중국 측에서 류허 부총리, 미국 측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수석 대표로 참석하는 가운데 30~31일 베이징에서 진행된다.

협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나친 기대를 미리 억제시키려는 듯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26일 방송에 출연해 “큰 거래(Grand Deal)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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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두 나라 간 분위기도 좋은 편이 아니다. 입장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미국의 글로벌 운송회사인 페덱스를 압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최근 페덱스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화물 운송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비난했다. 아시아 지역으로 보내져야 할 물건들을 미국으로 엉뚱하게 배송한 사례 100여건이 발생하자 이를 고의적 지연으로 판단한 것이다.

페덱스 측은 이 사건을 ‘실수’라 해명하고 있다. 실제로 오비이락일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으로서는 의심을 거두기 쉽지 않은 사건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도 이번 주 한 고비를 맞을지 모른다. 많은 외신들이 예견한 대로 새달 2일 일본 정부가 각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정령(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양국 간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돌출된 변수는 아니지만 각의 의결이 이뤄지면 우선적으로 방위산업 관련주를 비롯해 원자력, 공작기계, 이차전지, 수소차 관련 부품 업체들의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한 이번 주 코스피 등락 범위는 NH투자증권 2040∼2100, 한국투자증권 2020∼2100, 하나금융투자 205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40~213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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