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를 대표하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의 활기 정도를 의미하는 경기 또한 좋지 않은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지표인 동행지수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모두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재연한 것이다.

이는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전월 대비)’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 내용들이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6월 중엔 생산과 소비가 동반 감소했다. 전(全)산업생산(농림어업 제외, 계절조정계열)은 전달에 비해 0.7%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 또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은 1.6%였다. 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고, 소비는 전달 증가세로 돌아서는 듯하더니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투자는 수치 자체만으로는 좋아진 듯 보였다. 수치상으로는 한 달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6월 설비투자는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비투자는 4월에 4.4% 증가했다가 지난달 7.1%로 감소하더니 6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방향을 바꿨다.

이로 인해 명목상으로는 3대 경제지표의 트리플 감소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낙관적 상황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크게 문제시돼온 설비투자가 증가로 돌아선 것은 통계청 스스로 밝혔듯이 기저효과 덕분이었다. 비교 시점인 5월 실적이 워낙 나쁘다 보니 6월 설비투자가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는 뜻이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4월 0.9% 증가세를 보이더니 5, 6월 연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은 0.2% 늘었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부문에서의 부진을 반도체와 전자부품 부문의 선전으로 만회한 덕분이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감소한 101.3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4월 101.1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체적으로 전달보다 1.0% 줄어들었다. 정보통신과 도소매 등의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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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액은 4월에 1.2% 감소한 이후 5월에 0.9%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6월 들어 다시 감소하는 등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소비 감소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모두 감소함에 따른 것이었다.

6월 투자는 설비투자가 0.4% 증가했으나 건설기성(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은 0.4% 감소했다. 이중 설비투자는 5월 7.1% 감소했다가 6월 들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6월 설비투자 증가가 기저효과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지표는 3개월만에 다시 동반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의 경기 상황을 말해주는 6월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전달인 5월 지표가 14개월만에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잠시 한숨을 돌렸으나 6월 들어 곧바로 하락 전환했다.

향후 경기 상황을 예측하게 해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하락했다. 하락폭은 0.2포인트였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과 관련, “전산업생산이 5~6월 연속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아직 산업활동 동향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힌 뒤 우리 경제에서 제조업이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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