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태동 및 경과, 현황( )

②혁신적 승차공유의 의미( )

③승차공유와 IT의 만남( )

④‘타다’는 혁신적 승차공유 서비스인가?( )

⑤무엇이 문제인가?( )

⑥승차공유가 부른 사회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

⑦거스를 수 없는 승차공유의 물결들( )

⑧‘독점보다 공유’…인식전환 서둘러야(√)

⑨승차공유 서비스의 확장성에 주목하자( )

⑩승차공유가 가져다줄 미래상( )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저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를 통해 사회는 소유를 기반으로 한 교환가치보다 공유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종국엔 자본주의가 붕괴하고 ‘협력적 공유사회’가 구현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그 촉매제로 사물인터넷(IoT)을 지목했다. 초연결성의 강화가 공유경제 시대의 도래를 촉진한다는 얘기다. 그 흐름에 맞춰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리프킨의 예언은 시간이 흐를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인들 각자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런 흐름 속에 들어가 있음을 나날이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는 나눔의 가치에 대한 각성을 기반으로 한다. 나눌수록 물건이 갖는 가치가 커진다는 게 기본인식이다. 이에 따라 공급과 수요 각 측면에서 생산보다 공유, 소유보다 공유라는 인식이 동시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승차공유로 범위를 제한할 경우 공급 측면에서의 공유에 대한 인식을 대변하는 것이 자동차 제조회사들의 동향이다. 요즘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은 승차공유 서비스 분야에 부쩍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자기 발등을 찍는 모순된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몸짓이라 해석할 수 있다.

비근한 예로 현대자동차의 동향을 들 수 있다. 현대차는 이달 들어 전동킥보드 및 전기자전거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공유 모빌리티 사업을 론칭했다. 소위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운용하는 플랫폼 ‘제트(ZET)’를 개발한 뒤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라스트 마일’ 서비스는 통합형 승차공유의 마지막 단계(구간)를 구성하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특정 구간을 이동할 때 승용차, 대중교통 수단 등을 이용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이용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를 들면 출근길에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다음 사무실까지 이동할 때 제공되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그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이동수단 대여 등의 업무는 협력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비스 무대도 일단은 제주의 유명 관광지로 제한했다.

현대차의 승차공유 관련 사업 진출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2년여 전 카풀 업체에 투자했다가 택시업계의 반발로 뜻을 접었지만, 이후에도 동남아 기반의 승차공유 사업체인 ‘그랩’, 인도의 ‘올라’ 등에 투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판매가 아닌 대여 시장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월 단위 자동차 구독형 프로그램인 ‘현대셀렉션’을 선보였다. 이는 월 정기요금을 내면 다양한 차종을 일정 시간 동안 빌려쓸 수 있는 서비스다. 기아차도 유사한 개념의 ‘플렉스 프리미엄’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이미 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시행중인 ‘케어바이 볼보’, ‘올더타임 미니’ 등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밖에도 승차공유 사업에 대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참여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동남아의 승차공유 업체인 ‘고젝’은 최근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공유보다 소유를 강조해야 할 자동차 제조사들조차 관심을 기울일 만큼 승차공유는 이미 우리 사회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를 이끄는 것은 젊은이들의 인식 변화다. 공유경제의 수용성은 젊은 층에서 더욱 활발히 구현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중시하는 것은 편리성과 즉시성이다. 과거의 젊은 세대 혹은 기성 세대들이 과시욕으로 인해 경쟁적으로 큰 차, 고급차 구입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오늘날 즉시성은 승차공유의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필요할 때 바로바로 이용할 수만 있다면 굳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 내 차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현상을 대변해주는 자료는 수두룩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20~30대가 보유한 차량 대수(등록 기준)는 397만5782대였다. 2017년 405만2650대였던 것에 비하면 1년 사이에 8만대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최근의 등록 대수 추이는 젊은 층의 차량 소유가 2017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030이 차량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9%였다.

공유를 통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제 모든 운송수단을 망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바탕엔 ‘접속’을 보다 쉽게 해주는 정보통신기술(ITC)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도 편리성과 즉시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소유보다 공유를 우선시하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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