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날 호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탓이다. 장기적 호재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시장은 변동성을 안은 채 혼란스러운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증시는 당분간 이런 기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 요인들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야 할 판이다.

이번 주를 포함해 향후 증시에 변화를 줄 단기 요인은 채권금리 동향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설, 연준의 7월 퉁화정책 회의 의사록 공개 등 다양하다. 이것 말고도 미·중 간 무역협상 흐름,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강도 조절 등이 시장의 단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로 꼽힌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채권 금리 흐름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기현상이 벌어진 이후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부각됐다.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자 이를 두고 세계적 경기 침체의 전조라는 해석이 사방에서 제기됐다.

이번 금리 역전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지만 일단 시장에 형성된 불안감은 말끔히 가시지 않았다. 경기 침체 공포는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다시 낮아지거나, 유의미한 수준으로 떨어지면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이는 채권 금리 흐름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미국 기준금리 동향은 언제나 관심을 기울여야 할 변수다. 이와 관련해 당장 주목할 일은 21일 있을 지난 달 연준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 공개와 그 다음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이다.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이 모임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는 행사다. 이번 모임의 주제는 ‘통화정책의 도전’이다.

특히 주목되는 행사 이벤트는 23일 실시되는 파월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의 과제’라는 연설이다. 이날 연설 내용은 21일 공개되는 7월 통화정책 회의(FOMC) 의사록과 함께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을 짐작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달 연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과도하고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억누르는 발언을 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연준이 다음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따라서 시장은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지난 달과 달라진 기조를 나타낼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만약 다음 달에 0.50%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기미를 내비친다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보다 큰 폭의 하락이 거론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 행정부 인사들의 줄기찬 주문과 연관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등은 연준이 금리를 단기간에 1%포인트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의 흐름은 증시에 단기적 변화를 초래하는 주된 요소다. 갈등 자체는 상수가 되어버렸지만 시시각각 벌어지는 협상은 증시를 일희일비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기류 속에 9월 초의 협상이 열릴지도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협상이 유효하다고 말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 뜻을 내비쳐 다시금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두 나라간 협상이 워낙 변덕스러운 흐름을 보여온 터라 섣불리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문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품목에 대한 10%의 관세 부과 시점을 12월로 미뤘지만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계획의 기본틀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맞대응할 의지를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큰 위험요소는 아니지만 홍콩 사태도 중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 결정적 변수가 될 여지를 안고 있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NH투자증권 1890∼1980, 하나금융투자 1900~1950, 케이프투자증권 1910~197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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