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역시 미·중 무역갈등의 강약에 따라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사태 추이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다만 국내 증시는 그 진행상황에 따라 좁은 박스권내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폭을 평소보다 작은 50~7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별 보고서에 나타난 예상 코스피 지수는 NH투자증권 1900∼1970, 하나금융투자 1900∼1950, 케이프투자증권 1940∼2000 선이다.

미·중 양측 간 다툼은 화전 양면작전이 동시에 펼쳐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장 두 나라는 이달 1일 오후 1시 1분(한국시간)부터 동시에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먼저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중국이 맞대응을 위해 같은 시각에 맞춰 관세 보복을 실시한데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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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부터 미국은 총 1100억 달러 남짓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액수에 대해서는 외신들의 보도가 조금씩 엇갈리고 있지만 이날부터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들엔 생필품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기술(IT) 관련 제품들은 미국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 오는 12월 15일부터 관세 부과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질세라 중국도 이날 같은 시각부터 미국산 제품들에 대해 최고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행동을 흉내내듯 750억 달러어치를 둘로 나눈 뒤 그중 일부에 대해 이날부터 관세를 부과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한 관세 부과는 오는 12월 실시된다.

관세전이 확장됐지만 양측 모두 대화를 위한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무역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도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이 그 배경이다. 백기투항만큼은 한사코 거부하며 항전 의지를 드러내는 중국도 대화의 끈은 이어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 전쟁이 길어지며 날로 규모를 키워갈수록 고위급 회담이 이어지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투자자들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등 미·중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이들의 관련 발언을 면밀히 살펴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 연합뉴스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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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에 대한 엇갈린 신호들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로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당장 이번 주에 발표될 제조업 관련 지수에 눈길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 대상은 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될 공급자관리협회(ISM)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PMI)지수다. 이 지수는 제조업체 구매 담당자들을 상대로 물품의 신규 주문, 재고 현황, 구매가격 등을 설문조사한 것을 토대로 산출하는 수치다. 기준선 50 이상이라야 향후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란 평가가 내려진다.

PMI 지수 발표 다음날엔 7월 무역수지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베이지북도 발표된다.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7월 무역수지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속에 미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경기는 현재까지 전반적으로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되는 등 불안한 일면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엔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2016년 이후 최저치인 89.8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심리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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