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시장에서 이미 반영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17~18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린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미국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80% 정도 반영돼 있다. 한동안 반영 비율이 100%에 육박했던 것이 비하면 많이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함을 말해준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요한 것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이틀째 FOMC 회의가 끝난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놓을 발언 내용이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예상대로 0.25%포인트 내린 뒤 파월 의장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는 메시지를 던진다면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FOMC 회의를 마친 뒤 ‘중간 사이클 조정’이란 말을 함으로써 시장에 비우호적 메시지를 던졌다. 이 말은 경기 주기가 이어지는 중 잠시 조정에 나선다는 의미로 금리 인하 조치가 추세적인 움직임은 아님을 시사한 것이었다. 이로써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식의 적극적 해석이 제기됐다.

따라서 이번에 파월 의장이 이 말을 철회할지, 아니면 다른 표현으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지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이어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0% 수준으로 내리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희망하는 금리 수준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파월 의장 등 연준 관계자들의 중앙은행 독립성 강화 의지를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준은 이번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에는 점도표도 발표한다. 점도표란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시각적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이를 통해 내년엔 금리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이번 FOMC 회의는 이틀간 실시되며 18일 이틀째 회의가 끝난 뒤 기준금리 수준이 발표되고 이때 파월 의장의 회견도 진행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할 지난번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내용도 관심을 끄는 대상이다. 지난 8월 금통위 회의에서 위원들이 금리동결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얼마나 내놓았는지가 주요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지난 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다음 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리 변경 여부를 논할 다음 번 금통위 회의는 다음 달 17일 열린다. 이 회의가 끝나면 올해 한은이 계획하고 있는 통화정책 회의는 11월 29일치 한차례만 남게 된다.

미·중 무역협상은 일단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측은 다음 달 고위급 협상에 대비해 실무협상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분위기는 그런대로 우호적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 시점을 당초의 10월 1일에서 2주 늦췄다. 중국도 유화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한편 수입량도 늘리기로 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재선을 준비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민감하게 인식하는 이슈다. 이는 미국 중서부의 팜 벨트를 주요 표밭으로 공략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략과 직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협상과 관련, 포괄적 합의는 아니더라도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중간 단계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로 인해 10월 고위급 협상에서 두 나라가 제한적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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