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한 힘겨루기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빅딜’은 아니더라도 그때그때 성사되는 ‘스몰딜’에 기대를 걸었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 연출됐다.

미·중은 지난 19~20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 이후 양측 간 분위기는 오히려 냉랭해졌다. 중국 측 협상 대표단이 미국 농가를 방문하기로 했던 계획을 전격 철회한 점이 그 같은 분위기를 말해준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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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 협상단이 몬태나 주 등의 미국 농장을 방문키로 했다가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협상 성공에 대한 기대가 일거에 무너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분위기가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부분적 합의가 아니라 완전한 합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빅딜’이란 표현 대신 ‘완전한 합의’를 강조한 것으로 보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플러스 알파 등 스몰딜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

앞서 두 나라는 당초 예정됐던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등 상호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었다. 이로 인해 ‘스몰딜’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가 시장을 지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선 이전에 합의할 필요는 없다”고 말함으로써 협상 장기화를 예고했다. 협상에서 단기적 성과가 나오기 쉽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농산물 구매 확대는 물론 지식재산권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이 끝난 뒤 농산물 구매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지식재산권 문제를 언급했다. 이 점이 ‘대선 이전 합의 불필요’ 등의 강경 발언을 자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다음 달 초 고위급 협상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살리는 불씨가 되어주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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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엔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다수 예정돼 있지만 그들의 발언 내용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위원들의 전망이 제각각이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전망에 대해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의 연준 내부 분위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부터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이란 관련 이슈가 어떻게 다뤄질 지도 관심을 끄는 사안이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게 될 지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도 줄줄이 발표된다. 하지만 23일 발표되는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외엔 대개 발표 시점이 주 후반에 몰려 있어서 이번 주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하나가 26일 발표되는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이번 주의 코스피 예상치는 NH투자증권 2050~2130, 하나금융투자 205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60~213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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