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흐름 방향은 위쪽일까, 아래쪽일까? 이에 대한 일말의 단서가 이번 주 중(현지시간 29~30일) 나올지 모른다. 다만, 그 가능성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운용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알 길이 없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9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지속되고 있다. 당시 회의 직후 연준은 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내린 1.75~2.00%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 그대로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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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시장의 더 큰 관심사였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메시지 발신이 없었던 것이다. 통화정책 성명에서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서도 향후 금리 흐름을 가늠케 할 단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들에게도 “오늘 결정한 것은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는 사실 한가지뿐”이라고 밝혔다. 그 외엔 어떠한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기 위해 한 발언으로 이해됐다.

공개된 점도표 역시 향후 금리 흐름을 점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점도표에 나타난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에 대한 전망은 산만하다 싶을 정도로 일관된 흐름을 나타내지 못했다.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가 사실상 없음을 드러낸 셈이다.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 연이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들갑스러운 인하 요구에 비하면 무척 조심스러운 행보였다. 만약 연준이 오는 30일 또 한 번 금리를 내린다면 세 번 연속 인하 행진이 이어지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로 재조정된다. 연준의 금리 결정 내용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새벽 3시쯤 발표된다.

시장의 대체적 전망은 금리 인하 쪽에 쏠려 있다. 여기엔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다분히 반영돼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실 탓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지만 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를 자제하겠다는 발언을 한다면 시장에 오히려 부정적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금리 인하 자제를 넘어 인하 사이클 종료를 선언하는 내용이 발언에 포함된다면 부정적 여파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되는 당일 미국 정부는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의 전망치는 1.6%다. 2분기 성장률 2.0%에 비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다.

[사진 = EPA/연합뉴스]
[사진 = EPA/연합뉴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양측 간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단계 협정을 마무리하는 합의서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1단계 무역협정의 일부 분야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오는 28~31일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중국 공산당의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도 주요 이벤트로 관심을 모은다. 이 자리에서는 홍콩정책과 중국 공산당의 주요 경제정책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은 시장이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그런대로 무난한 편이었다.

미국에서도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같은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처럼 이들 주요 기업의 실적도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단, 기업들이 시장의 기대를 미리 낮추기 위해 ‘엄살’을 피우는 관행에 비춰보면 예상 외의 실적이 나오지 않는 한 발표 내용이 시장 분위기를 띄우는데 크게 기여하지는 못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NH투자증권 2040∼2120, 하나금융투자 205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60~2120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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