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경제학개론] 광군제(光棍節), 쌍십일(雙十一) 쇼핑축제
[나이스 경제학개론] 광군제(光棍節), 쌍십일(雙十一) 쇼핑축제
  • 박건학 기자
  • 승인 2019.11.11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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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우리는 물론 중국, 일본 등에서도 특별한 날로 취급된다. 특별 대접의 이유는 이날이 1년 중 네 개의 동일한 숫자가 나란히 쓰이는 유일한 날이라는 점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언제부터인가 ‘빼빼로 데이’라는 말이 이날을 장악했다. 무슨 연유에서든 특정 과자 브랜드를 차용한 이 이름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날은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통용된다. 1이란 숫자가 벼가 심어진 모습과 닮았다 하여 ‘농업의 날’로 불리는가 하면, 해당 숫자가 우리 전통 음식인 가래떡을 닮았다 해서 ‘가래떡 데이’로 불리기도 한다.

[사진 = AFP/연합뉴스]
알리바바의 광군제 홍보 행사 모습. [사진 = AFP/연합뉴스]

이중 ‘빼빼로 데이’는 일본의 ‘포키 데이’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이름이다. 상혼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둘 다 바람직한 이름이 아니라는 점은 동일하다. 일본 과자 ‘포키’는 우리의 ‘빼빼로’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날을 가장 시끌벅적하게 보내는 나라는 중국이다. 11월 11일은 중국에서는 ‘광군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광군’은 독신을 의미하는 단어다. 따라서 광군제는 연인이 없는 싱글들의 날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한자 표기로는 ‘광곤절(光棍節)’이다 우리식 한자음독은 ‘광곤절’이지만 중국어 발음은 ‘광군제’다.

중국에서 11월 11일은 ‘쌍십일(雙十一)’로도 통용된다. 두 개의 11이 나란히 있다는 의미를 지닌 표현이다. 중화민국 건국기념 축일인 ‘쌍십절’(雙十節)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쌍십절’에서의 ‘쌍십’은 10자 두 개를 의미한다. 당연히 광군제와는 날짜부터 다르다.

광군제를 지금처럼 요란하게 만든 곳은 중국의 사업가 마윈이 설립한 온라인 쇼핑기업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2009년부터 11월 11일에 맞춰 ‘쌍십일 쇼핑 축제’를 벌였다. ‘쌍십일’을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이는 쇼핑 행사일로 만든 것이다.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광군제 행사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추수감사절 이벤트 등을 넘어서며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오늘날 광군절에는 알리바바 그룹에 속한 타오바오와 티몰, 티몰 글로벌, 허마셴성 등이 각각의 플랫폼을 통해 수억명의 중국인들에게 한정 수량 제품의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행사의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여서 첫해 5000만 위안(약 82억9700만원)이던 거래액이 지난해에는 2135억 위안(약 35조4300억원)으로 급증했다. 10년 사이 매출 규모가 4000배 이상으로 폭등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이미 시간대별 매출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매출이 느는 것에 맞춰 취급하는 상품 수와 구매자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축제에는 20만개의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참여 제품중 1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 브랜드에는 랑콤이나 이브생로랑 등 유럽의 명품은 물론 한국 업체의 것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올해 이들 물건의 구매 행렬에 참여하는 인원은 5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광군제 행사 참여 인원은 4억여명이었다.

광군제 쇼핑 이벤트는 날로 덩치와 비중을 키워온 덕분에 이제 알리바바라는 기업 차원을 넘어 전중국의 행사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쌍십일이 되면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외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는 물론 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체들도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 게 일반화됐다.

이제 중국의 광군제는 단순한 쇼핑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닌 행사로 발전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광군제 당일 매출 실적을 경기 동향과 관련한 주요 지표로 다루고 있다. 매출 실적이 중국 내 소비와 생산의 활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주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광군제 행사 당일의 매출 실적에 웃고 우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광군제와 관련이 깊은 화장품이나 음식료품, 의류제품 생산업체들의 주식은 올해 광군제에서의 판매 실적 기대에 따라 진작부터 수혜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한편 11일 열린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는 이벤트 시작 1시간 3분 59초만에 1000억 위안(약 16조5940억원)의 매출이 달성됐다. 지난해 행사 때 1000억 위안을 돌파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1시간 47분 26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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