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뷰] 전체 취업자 42만 증가에 50세 이상 증가폭이 53만이라면?
[나이스뷰] 전체 취업자 42만 증가에 50세 이상 증가폭이 53만이라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13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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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사정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고용동향 통계가 나올 때마다 고용 회복세를 말하지만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통계 내용은 묵살한 채 거품이 잔뜩 낀 수치만 앞세워 아전인수식 해석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고용 정책이 나올리 없다는 비관적 목소리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10월 고용동향’은 우리의 고용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주었다. 해당 자료는 정부가 재정을 풀어 단기 알바성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억지춘향식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폭을 키웠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드러내주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통계청의 자료 요약 부분을 보면 표면상 수치는 꽤나 그럴 듯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의 고용률이 67.3%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늘었고, 15~29세 청년층 고용률도 1.4%포인트 개선된 44.3%로 나타났다. 실업률이 1년만에 0.5%포인트 감소한 3.0%를 기록한 가운데 청년층 실업률은 1.2%포인트 줄어들면서 7.2%로 집계됐다.

정부가 전면에 내세우며 고용 개선을 주장하는 요소인 전체 취업자는 무려 41만9000명이나 증가했다. 통계상 나타난 전년 동월 대비 월별 취업자 증가폭은 10월까지 3개월 연속 30만명대 이상을 기록했다.

이상의 내용만 보면 우리의 고용 사정은 지난해에 비해 더 바랄 나위 없이 개선됐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참담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워진다.

통계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음을 보여주는 요소가 50세 이상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취업자 증가폭이다. 일례로 이번 자료에 나타난 50대의 취업자 증가폭은 10만8000명,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폭은 41만7000명이었다. 50대 이상 취업자 증가폭이 52만5000명을 기록하며 전체 취업자 증가폭을 10만명 이상 초과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50세 미만 취업자가 1년만에 10만명 이상 감소했음을 말해준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중·장년층이나 고령층 일자리는 질적으로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어린이 등하교 도우미나 공원 지킴이, 쓰레기 줍기 등등의 단기 알바성 일을 하고 취업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 대한 보수는 대개 정부가 투입한 재정으로 처리된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주당 1시간만 일을 해도 통계 분류상 취업자로 당당히 취급된다는 점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반면 안정적 일자리에서 가장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치며 주역 노릇을 해야 하는 30, 40대 일자리는 줄기차게 감소하고 있다. 10월 중 30대와 40대 취업자 증가폭은 각각 -5만과 -14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들 연령대에서만 1년 사이 도합 19만6000명의 취업자 감소가 있었던 것이다.

이들 연령대의 인구 감소 현상을 고려하면 30대에서의 취업자 감소는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고용 사정 호전 여부를 보다 정확히 나타내는 고용률을 보면 30대의 경우 1년 전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취업자의 절대수치는 줄었지만 30대 인구에서 차지하는 취업자 비율은 다소나마 개선된 셈이다. 그만큼 30대 인구 감소가 가팔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40대에서는 고용률까지 따져보더라도 고용 사정이 더욱 악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40대 고용률은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0.6%포인트 줄어들었다. 올해 10월 40대 연령층의 고용률은 78.5%로 집계됐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 고용 상태가 좋지 않게 나타난 이유로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 등에서의 고용 부진을 거론했다.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부문에서 일자리 사정이 더욱 악화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자료를 보면 최상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제조업 부문에서의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만1000명 줄어들었다. 더구나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현상은 지난 달까지 무려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과 함께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건설업과 도소매업에서도 취업자가 각각 5만1000명, 6만7000명 감소했다. 비교적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금융 및 보험업에서 취업자가 5만4000명 줄어든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반면 고용의 질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숙박 및 음식점업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취업자가 각각 11만2000명, 15만1000명 증가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대기업 등의 임금 근로자 그룹에서 밀려난 이들이 상당수 진입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재정을 투입한 단기 일자리를 많이 포함한다는 점에서 무작정 반길 현상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이날의 통계청 발표 내용 중 가장 뼈아픈 부분은 우리 사회의 주력인 40대의 일자리 사정이 너무 오랫동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통계청의 10월 고용 동향을 들어 고용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40대에서의 고용 부진은 아쉽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중장년 기술창업 및 멘토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생산과 제조 공정의 스마트화·디지털화를 촉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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