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주 국내 증시의 주요 키워드는 미·중 무역협상과 MSCI지수 변경, 한국은행의 성장률 수정 전망치 발표 등으로 요약된다.

증시의 단골 변수가 된 미·중 협상은 여전히 낙관과 비관이 교차 또는 혼재하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도출된 ‘1단계 합의’를 세부 조정을 거쳐 마무리하고 양국 정상이 서명하기까지 가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은 듯 보인다. 양측이 끈질기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관리들에 의해 희망적 메시지가 간간이 공개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미·중 협상 대표들. 왼쪽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사진 = AP/연합뉴스]
미·중 협상 대표들. 왼쪽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사진 = AP/연합뉴스]

이 같은 애매모호한 분위기로 인해 시장에 퍼진 불확실성은 말끔히 가시지 않고 있다. 여기에 홍콩사태까지 새로운 변수로 가세하면서 미·중 간 신경전은 더욱 첨예해졌다. 미·중 협상에 영향을 미칠 홍콩사태 관련 현안 중 가장 민감한 것은 미국의 홍콩 인권법이다. 홍콩 인권법은 그동안 미·중 협상단이 불안하게나마 쌓아놓은 신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로 등장했다.

홍콩의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내용의 홍콩 인권법은 현재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이 미·중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뇌관으로 떠올라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할지는 알 수 없다. 가능성은 양쪽 방향 모두를 향해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를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린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인권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중 무역협상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따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이 미국 무역 협상단의 방중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홍콩 인권법을 하나의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주변의 반대를 개의치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럴 가능성의 구체적 내용은 홍콩 인권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유 및 인권을 지지하는 미국 내 여론과 중국을 상대로 한 경제적 성취 중 어느 쪽을 택할 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관심사는 이번 주에 마무리될 MSCI 지수의 정기 변경이다. 세계적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이 산정해 발표하는 이 지수는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일종의 벤치마크 지수다.

관전 포인트는 이번 정기 변경 과정을 통해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이 어느 정도로 나타날지이다. 한국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MSCI의 여러 지수 중 신흥시장 지수에 포함돼 있다.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우량주를 기준으로 한 주가 등락과 환율 등에 의해 좌우된다. 이 지수 내 한국의 비중이 높아진다면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는 한결 활성화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오는 29일 소집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금리 변경 여부는 이번 회의의 주된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다. 불과 한 달여 전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하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주요 관심사는 이날 한은이 금통위 회의 직후 제시할 성장률 수정 전망치다. 현재 한은은 올해와 내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2.2%와 2.5%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기관들은 일찌감치 그 같은 목표치의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을 드러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물론 우리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미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0%로 수정제시했다. 이들 기관은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는 2%대 초반을 점치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들 중에서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제시한 곳도 있다.

이 같은 흐름으로 볼 때 한은은 이번에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 차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올해의 수정 전망치는 2.0%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의 경우 그간 한은이 올해보다 다소 높은 성장률을 점쳐온 점을 감안할 때 2%대 초반의 전망치가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범위는 NH투자증권 2060∼2130, 하나금융투자 205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50∼2150, 한국투자증권 2040∼212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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