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8-03 15:11 (월)
[나이스 경제학개론] 부동산 부자 울릴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나이스 경제학개론] 부동산 부자 울릴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 최진우 기자
  • 승인 2019.12.17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강도 높은 12·16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종합부동산세율 및 세부담 상한을 높이고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을 강력 규제키로 한데 이어 과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까지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인상 억제에 사활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가 밝힌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안은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들에겐 가히 과세 폭탄이 날아들 것임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주택 공시가격은 세금 부과 및 복지 등 다양한 목적의 행정을 펼치는데 적용되는 중요한 기준이다. 특히 이를 토대로 보유세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주택 보유자들에게 가장 민감하게 느껴지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주택 공시가격을 둘러싸고는 늘 이견이 존재해왔다. 주된 쟁점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과 형평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추지 못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이를 토대로 행해져온 각종 복지혜택의 시행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점도 현실화를 어렵게 하는 장애 요인이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급상승하며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마침내 정부가 집값 잡기를 위해 공시가격을 시세에 가깝게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에 이르렀다. 국토부가 발표한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이 그것이었다. 정부는 이날 발표를 통해 향후 공시가격 산정방식과 공시제도 운영 방향을 공개했다.

정부가 가장 힘주어 앞세운 가치는 공정성 강화였다. 공정성 제고를 위해 고가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현실화를 앞당긴다는 것이었다.

정부가 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청취를 실시하기도 전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뒤 공시가격을 결정하고 뒤이어 이를 공시하기 직전에야 변동률 등을 제한적으로 공개해왔다. 그 동안 정부는 매년 1월 말 표준단독주택, 4월 말엔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을 공개했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방안은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공통점은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높인다는 것이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이 주 타깃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공동주택의 경우 집값이 비싸고 현실화율이 낮은 것일수록 상승폭을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가격대별로 차등 설정한다는 것이다. 즉 시세 기준으로 9억~15억원 미만은 현실화율을 70%까지, 15억~30억원 미만은 75%까지, 30억원 이상은 80%까지 끌어올린다는 얘기다. 다만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급등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각 8%포인트, 10%포인트, 12%포인트까지로 상승률을 제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시세 9억~15억원 미만의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60%였다면 새롭게 적용될 수 있는 현실화율은 70%가 아닌 68%다.

단독주택은 공동주택과 마찬가지로 시세 9억원 이상을 대상으로 현실화율을 높이되 그 범위를 2019년 기준 현실화율 55% 미달인 경우로 제한키로 했다. 현실화율 제고를 위해 설정된 수준은 55%다. 이 수준까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공시가격의 지나친 급등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상한 캡을 씌우기로 했다. 상한 캡은 시세 9억~15억원 미만 주택 6%포인트, 15억원 이상 주택 8%포인트 등이다. 설정된 현실화율에 못 미치더라도 이 선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단독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기로 함에 따라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되는 주택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주택자는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일 경우, 다주택자는 각각의 주택들의 합산 공시가격이 6억원 이상일 경우 종부세를 내야 한다.

종부세율 인상과 세부담 상한 제고에 더해 종부세 대상 부동산까지 크게 늘어남에 따라 향후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이래저래 정부로서는 땅짚고 헤엄치기식 세수 확대를 꾀하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