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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작년 경상흑자 600억 달러 크게 밑돌듯…주원인은 수출 부진
[나이스뷰] 작년 경상흑자 600억 달러 크게 밑돌듯…주원인은 수출 부진
  • 최진우 기자
  • 승인 2020.01.0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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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정부가 장담했던 600억 달러 선을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1년 넘게 이어져온 수출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80억 달러 내외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64억 달러였다. 지난해 경상수지가 580억 달러 선에 머문다면 이는 2012년의 487억9000만 달러 이후 최소치가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전년 동월 대비)을 지속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 규모는 전년에 비해 10.3%나 쪼그라들었다. 수출이 이 정도로 부진하니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상품수지가 악화되고 그 결과 경상수지도 덩달아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수출 부진과 함께 경상수지 악화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아무리 그래도 경상수지 흑자 600억 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주장을 펼쳐왔다. 비록 수출이 전년만 못 하지만 그 정도 경상흑자는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던 것이다. 그러나 연말이 가까워지면서는 그 같은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게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폭 전망치를 일찌감치 570억 달러로 낮춰 제시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60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리라 점쳤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춰진 전망치다.

정부도 비슷한 전망 경로를 밟아왔다. 정부는 지난해 초까지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640억 달러로 잡았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4월 경상수지가 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자 “일시적 현상”이라 주장하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600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하지만 불과 반년 남짓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본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초라할 정도로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59억7000만 달러 흑자였다.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면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흑자폭이 8억4000만 달러 커졌다. 1년 전보다 월간 흑자폭이 커진 것은 9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상품수지 흑자의 감소폭(전년 동월 대비)이 전달의 24억9000만 달러에서 1억1000만 달러도 대폭 줄어든 점, 여행수지 개선으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1년 전보다 3억 달러 개선돼 18억9000만 달러에 그친 점. 해외 배당금 수익 증가에 의해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9억7000만 달러(1년 전 3억4000만 달러)로 크게 확대된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11월의 상품수지는 73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잘 해야 580억 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경상흑자를 더한 1~11월 누적 흑자를 토대로 한 것이다. 지난해 11월까지의 누적 경상흑자는 556억4000만 달러다. 한은의 연간 전망치보다 13억6000만 달러 부족한 금액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지난 달에 이룬 경상수지 흑자치를 더하면 한은이 수정 제시한 지난 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는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역시 전망치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2월의 통관 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20억2000만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한은은 서비스수지 등에서 적자가 날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곧 12월의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등을 합한 뒤 산출한 적자 소계가 7억 달러를 넘지 않아야 당월 경상수지 흑자가 13억6000만 달러를 넘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11월의 경우 서비스수지는 18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본원소득수지는 9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만약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등에서 이 정도 흐름이 12월에도 지속됐다면 지난 한해 경상수지 흑자는 570억 달러에 못 미칠 수도 있다. 다만, 한은의 설명으로 보아 지난해 12월의 서비스수지 등은 전달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상수지 흑자의 안정적 관리는 우리나라의 대외 지불능력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일시적 불안에 휩싸일 경우에도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수준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급격한 흑자폭 감소 현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엔 경상수지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심화가 그 배경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이유는 미·이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나타날 국제유가의 급등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과 수입이 일정하다고 전제할 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우리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90억 달러 정도 감소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변화 요인 하나만으로도 올해 경상수지가 수백억 달러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