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는 미·중 간 1단계 합의안 서명식이 진행된다. 서명식이 끝난 뒤엔 그 속에 담긴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안의 대강은 미국 관리들의 입을 통해 언론에 공개됐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있다.

가장 크게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다. 양측은 이 문제를 두고 은근한 신경전을 이어왔다. 미국은 중국이 향후 2년간 연간 400억~500억 달러어치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강조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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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은 농산물 수입확대에는 동조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미국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지는 않으려 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이뤄진 교역질서의 틀 안에서 자국의 수요를 감안해가며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려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언론은 농업농촌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중국 당국이 주요 수입 농산물의 쿼터를 조정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1단계 합의안 내용이 공개되고, 그 내용이 일반의 예상보다 부실하다면 시장엔 실망감이 밀려들 가능성이 있다. 농산물 문제 외에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현안도 마찬가지다. 1단계 합의안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곧 시작될 2단계 협상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

그러나 흘러나온 것들과 대차 없는 내용이 포함된 가운데 서명식이 무난히 마무리되면 미·중 무역 갈등이 해결 국면으로 한 걸음 더 진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1월 효과’와 맞물려 증시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변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2020’도 국내 증시의 헬스케어 관련주들에 대한 선별적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의 헬스케어 투자유치 행사로서 국내 업체들도 다수 참여한 가운데 16일까지 이어진다.

국내 모 시중은행의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국내 모 시중은행의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이후 아직 그 불씨를 남기고 있다. 큰 불길은 잡았다지만 양측이 장군멍군 식 대응을 이어가면서 갈등 국면이 장기화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실수로 공격해 추락시킨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미국이 대 이란 경제제재를 강력히 밀어붙일 태세여서 양측 간 긴장은 여전히 팽팽하다. 이란 정부는 여객기 오발 사고를 자인한 이후 자국내 반정부 시위로 인한 뜻밖의 몸살까지 앓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 대응을 자제하겠다고 밝혔고, 이란 역시 확전 불원 의사를 표명한 만큼 양측 간 갈등은 관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 이란 시아파 무장단체 등이 미국 또는 그 우방국가의 시설이나 국민 등에 대해 테러를 가할 경우 사태는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란 간 갈등은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강화시키고, 그 같은 압박이 강해질수록 우리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이슈로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오는 17일 열리는 한국은행 통화정책 회의다. 올 들어 처음 열리는 이번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는 금리동결이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반 정황상 한은은 현재 금리 인하 압박을 크게 느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가 미미하나마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가 유달리 강하다는 점 등이 그 같은 전망의 구체적 배경이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에서 밝힌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범위는 NH투자증권 2160∼2240, 하나금융투자 2150∼220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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