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은 아직 그 실체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고 있다. 보건 당국은 지금도 우한 폐렴의 정확한 감염원이나 감염 경로, 잠복기 등에 대해 명쾌히 규명하지 못한 채 “조사가 진행중”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일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 질환의 치명률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게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당국은 바이러스 감염 이후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 대강의 증상 및 대처방법을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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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이 발원지라 하여 ‘우한 폐렴’으로 통칭되는 이번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은 질환이다. 지금으로서는 이 질환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대증치료만 실시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예방이 최상책이라 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6종이다. 이 6종 중에서도 4종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본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현재 유행중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한 사스유사 바이러스와 89.1%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여전히 정확한 감염원이나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잠복기나 치사율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잠복기는 최대 2주, 치사율은 3% 정도라는 추정 의견이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우한 폐렴의 증상은 일단 감기와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는 발열과 폐렴,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확진 환자가 겪은 구체적 증상엔 오한과 기침, 가래 등이 있었다. 민주조선 같은 북한 매체가 우한 폐렴 예방을 홍보하는 내용엔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등 보다 구체적 증상이 거론돼 있다.

특히 폐렴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보건 당국은 이 질환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 등으로 부르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의식해 우한 폐렴이란 표현을 자제하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요 외신을 포함한 국내외 언론들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발원지라는 점을 들어 편의상 ‘우한 폐렴’이란 명칭을 쓰고 있다.

이 질환의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려 있다. 우한 폐렴이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는 주장도 일부 있다. 앞서 언급한 북한 매체에 소개된 보건 관계자는 이를 반영한 듯 “공기 먼지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며 사무실과 각 가정에서는 환기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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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보건 당국은 공기 전파 가능성을 대체로 부인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우리 당국에 의하면 우한 폐렴은 말하거나 기침을 할 때 입에서 나오는 침의 포말 등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다. 기타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잠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잠복기 전염 가능성은 희박하며 설사 감염이 이뤄지더라도 그 강도는 미약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마샤오웨이 주임은 지난 26일 중국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한 폐렴의 잠복기가 1~14일이라고 밝히면서 “잠복기에도 전염성을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점이 사스와의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우한 폐렴이 더 이상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와 기피 노력이다. 이를 돕기 위해 질본은 예방행동 수칙을 공개했다. 그 내용은 △호흡기 증상 발현시 마스크 착용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씩 자주 손씻기 △눈이나 코·입 만지지 않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 등으로 입 가리기 △해외 여행 사실 의료진에게 알리기 등이다.

또 후베이성 등 중국을 여행한 뒤 2주 이내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질본 콜센터(1339)로 전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강조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 보건 당국은 자국민들에게 야생동물 취식을 금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홍보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북한 역시 주민들에게 날고기 섭취의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심지어 달걀이나 우유 등도 반드시 가열해 먹어야 한다고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정부는 우한 폐렴이 확산 일로를 달리자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지난 27일부터 기존의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격상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우한이 포함된 중국 후베이성 전역을 대상으로 여행경보 3단계(철수 권고)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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