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0~14일) 증시의 키워드는 역시 중국이다. 세부 키워드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경기 부양책이라 할 수 있다. 상술하자면 우한 폐렴이 이번 주 시작점인 10일을 넘기면서 어떤 흐름을 보일지가 첫 번째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한 폐렴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내놓을 카드가 무엇일지도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이번 주를 주요 고비로 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춘절 연휴를 이달 2일까지로 정했지만 다수의 지방정부들은 질병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그 기간을 9일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인들은 사실상 10일부터 대거 직장으로 복귀해 업무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이 때부터 춘절 연휴가 끝나고 중국인들의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일상의 시작 시점과 겹치는 만큼 이번 주는 우한 폐렴 확산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따라서 증시는 이번 주 초 이후 중국 내에서의 질병 확산 정도를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만약 이번 주를 기점으로 중국 내 전염병 확산 속도가 둔화되는 기미가 확연해진다면 국내 증시엔 더 없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으로서는 중국인들의 일상 재개가 자칫 우한 폐렴 확산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우한 폐렴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느냐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은 이미 미국산 수입품 75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이달 14일부터 반감시키기로 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증시 부양을 위해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유동성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중국 정부의 대응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용 가능한 카드로는 개인 및 기업에 대한 감세와 기업 대출 지원 등이 거론된다. 기타 소비 진작과 산업생산 증대를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본격화되면 이는 우리 제조업과 수출기업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내 동향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선 레이스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해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일은 민주당 경선의 흐름이다. 미국이나 우리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간발의 차로 1위에 오른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선전을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사회주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온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보다 중도 성향의 부티지지 전 시장이 선전하고 있는데 대해 일단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샌더스 상원 의원에 대해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뉴햄프셔는 샌더스 의원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이 맹추격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섣부른 전망을 꺼리게 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자들인 피트 부치지지(왼쪽)와 버니 샌더스. [그래픽 =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자들인 피트 부치지지(왼쪽)와 버니 샌더스. [그래픽 = 연합뉴스]

11~12일 차례로 하원과 상원에 출석해 증언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입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가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하는 과정에서 우한 폐렴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놓을지,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가 구체적 관심사다.

파월 의장이 우한 폐렴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면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딱히 금리 인하가 아니더라도 자산 매입 등을 통한 유동성 확대 정책이 취해지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물론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할 경우라면 금리 인하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최근 발표한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우한 폐렴이 경제에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연장선에서 파월 의장이 이번에 심각한 우려감을 드러낸다면 시장엔 오히려 긍정적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범위는 2200 전후에 머물러 있다. 증권사별 전망치는 NH투자증권 2190~2260, 하나금융투자 2200∼225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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