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및 국내 증시가 최근 들어 롤러 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그 바탕엔 우한 폐렴(코로나19) 사태가 자리하고 있다. 감염병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펼치는 정책 효과에 증시가 웃고 울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긴급 통화정책 회의를 소집한 뒤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전격적이고 과감한 움직임에 시장은 오히려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키우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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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같은 시점에 이뤄진 7개 주요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의 콘퍼런스콜을 계기로 글로벌 정책공조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전반적으로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감염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의가 있은 지 하루 만에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의 1.75%에서 1.25%로 낮추며 흐름을 이어갔다. 오는 12일엔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모종의 대책을 강구한다. ECB는 이미 제로금리(-0.50%)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 대신 다른 정책카드를 내놓을지 모른다. 중앙은행 자산 확대를 통한 유동성 추가 공급 등이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 이와 함께 ECB가 기준금리를 0.1%포인트 더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도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미 연준이 다음 주 열릴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다시 한 번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빅 스텝’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과 유럽 등의 이 같은 기류는 우한 폐렴이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현실과 연계돼 있다. 감염병 사태는 현재 미국·유럽 등으로 확산돼가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한 발 앞서 일대 혼란을 겪은 것과 달리 미국·유럽 등은 정작 이제부터 심각한 감염병 확산 국면에 접어드는 듯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뉴욕증시가 우리보다 한 걸음 늦게 혼란상을 연출한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증시에서는 우한 폐렴 리스크가 미국 증시 등에 비해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우한 폐렴 확진자 증가 속도가 지난주 중반을 넘기면서 다소 꺾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집단시설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새롭게 발생하는 등의 돌발 변수만 없다면 확진자 수 감소세는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사진 = dpa/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사진 = dpa/연합뉴스]

다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병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다면 그 자체가 우리에게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다. 팬데믹 징후가 짙어지면서 세계 경기 불안감의 증폭 속에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할 움직임을 보인다면 그 역시 투자 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10일 미국 미시간주 등 6개 주에서 펼쳐질 ‘미니 화요일’ 행사도 눈길을 끄는 이벤트다. 이 날을 계기로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쟁탈전 판도는 또 한 번 달라질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만약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을 누르고 승세를 이어간다면 뉴욕증시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밝힌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범위는 NH투자증권 2030∼2140, 하나금융투자 205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40∼2130, 키움증권 2000∼210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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