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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필요시 대기업도 지원…100조 비상금융조치 내용·의미 분석
[나이스뷰] 필요시 대기업도 지원…100조 비상금융조치 내용·의미 분석
  • 최진우 기자
  • 승인 2020.03.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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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2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 논의의 결과다. 이번에 발표된 자금 투입 규모는 지난 19일의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마련된 비상금융조치 자금 50조원에 새로이 50조원을 추가해 완성된 것이다.

1차 회의 발표 내용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위한 긴급금융지원 위주였던 것과 달리 이번 회의에서 마련된 추가 방안은 주력산업 등의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한 폐렴(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기업이 흑자도산하는 일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선제적 조치라 할 수 있다.

브리핑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이 점이 이번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된 금융시장 안정화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선진 외국의 정부들이 감염병 팬데믹으로 인해 위기에 빠진 항공산업 등을 살리기 위해 국유화 방침까지 밝히는 등 주요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을 지원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만하다. 그간 문재인 정부가 펼쳐온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 위주의 정책과는 다소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대책은 주력 산업의 붕괴가 우리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한편 일자리까지 대거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논의에 따라 추가된 50조원 규모의 자금을 주요 기업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 투입하기로 했다. 중견기업은 물론 필요하다면 대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이번 조치가 1차 회의 논의 결과와 다른 점이자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을 모두 포함해 촘촘히 지원하는 긴급자금”이라며 이번 조치가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차 회의를 통해 추가된 내용 중 핵심은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10조원 이상 규모의 주식시장 안정펀드를 편성해 운용키로 한 점이다. 기업들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위해 기획된 채권시장 안정펀드는 당초 10조원 규모로 논의됐으나 추가 논의를 통해 그 규모를 두 배로 키우기로 했다.

채권시장 안정펀드는 견실한 기업이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적기에 자금을 공급받지 못해 도산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정부는 펀드 운용을 통해 회사채 거래 등에 개입함으로써 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돕기로 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업들의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CP매입에도 적극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위기 상황인 점을 고려해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을 배제한 채 직접 기업들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법률적인 문제를 들어 그 같은 방식의 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보증하지 않는 한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들의 자금 지원에 나설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단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조성해 다음 달 초부터 본격적인 채권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별개로 10조7000억원 규모의 증시 안정펀드도 운용키로 했다. 증시 안정펀드 역시 새달부터 투자에 나선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증시안정 펀드 조성은 캐피털 콜(투자 대상 확정 이후 투자 집행시 자금 납입)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캐피털 콜 규모는 3조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음 달 초부터 주식 투자에 나섬으로써 증시 안정을 도모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밖에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돕기 위한 정책금융 지원에 4조1000억원, CP 등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꾀하는데 7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들은 2차 비상경제회의가 끝난 직후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브리핑을 통해 공개됐다. 그는 이와 함께 증시 기반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별도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해당 금융상품에 주식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강구해나간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ISA는 예금과 적금, 펀드 등 여러 개의 금융상품을 묶어 운용하는 계좌를 지칭한다. 여기엔 각종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주시투자를 위한 여건이 보다 잘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전 금융당국은 은행권 관계자들과 만나 우한 폐렴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 마련에 합의했다. 10조원 이상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조성하되 필요시 액수를 늘릴 수 있고, 증시 안정펀드를 조속히 조성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은행권은 협약을 통해 이들 펀드 조성에 적극 기여하거나 협조 또는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비상경제회의에 재난기본소득 의제는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안건으로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거나 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