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외 증시는 초반 강세를 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분수령 삼아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부정적 경기 전망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연준 통화정책 회의가 끝난 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6.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경제 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거론하면서 “그건 긴 노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연말쯤에나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V자형’ 회복 가능성에 회의를 표하면서 사실상 ‘U자형’ 반등론을 제기한 셈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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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백악관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는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파월의 진단에 대해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준의 경제 전망이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파월 의장의 전망이 과도하게 비관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어찌 됐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주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큰 폭의 하락 장세를 연출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그 효과를 비관적 경기 전망이 모두 상쇄하고도 남았기 때문이었다.

한국 증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리의 경우 분기 마지막 달 둘째 주 목요일(11)을 맞는 바람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 날은 주가지수 및 개별주식의 선물과 옵션 등이 동시에 만기를 맞은 날이었다.

지난 주 국내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만이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는 다소 약해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주에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여전히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의 경우 전체적 확진자 수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20여개 주에서는 새로운 유행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경제 활동 재개 흐름에 제동을 걸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이라 위험을 안고서라도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증시는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그 흐름에 따라 변동성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연준 의장도 전면에 다시 등장한다. 오는 17일과 18일 미국 상원과 하원의 경제 관련 위원회가 그 무대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제시할지에 따라 시장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그가 지난주보다 더 부정적 전망을 거론한다면 시장은 또 한 번 출렁일지도 모른다.

17일 나오는 미국의 5월 소매판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이다. 5월이 경제 재개 첫 달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 기간 중 소비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보면 향후 미국 경제의 흐름을 가늠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전달에 비해 7.9%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달의 미국 소매판매는 16% 이상 감소했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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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발표되는 미국 산업생산이 5월 들어 얼마나 늘었을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언론들은 5월 산업생산이 전달 대비 2% 중반대 정도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으로 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 상 4월의 광의통화량(M2)이 3000조를 넘겼을 만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시장에서는 2200선을 기준으로 한 경계심리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대체로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부각되는 바람에 전 거래일보다 101.48포인트(4.76%) 하락하면서 결국 2030.82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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