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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경제학개론] 경계 대상 된 동학개미와 로빈후드 투자자
[나이스 경제학개론] 경계 대상 된 동학개미와 로빈후드 투자자
  • 최진우 기자
  • 승인 2020.06.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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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및 국내 증시가 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와 국내 증시의 주가지수들이 공히 연초 수준을 회복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두 나라의 실물경제는 아직 이렇다 할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는 팽배해 있지만, 언제쯤부터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지에 대한 의견일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 회복 양상을 두고 ‘V자형’과 ‘U자형’ 주장이 맞서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사진 = 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사진 =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경기 회복 시기를 연말쯤으로 전망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가 그 같은 의견을 반박하는 일이 벌어졌다. 반등은커녕 한동안 경기가 바닥을 긁을 것이란 취지로 ‘L자형’ 양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와 함께 경제도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다양한 의견이 혼재하는 가운데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따로 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 괴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증시가 홀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16일 국내 증시의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밤 사이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지수들이 1%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이나 한국 등의 증시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대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과 관련이 깊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움츠러들었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여기에 더해 하나 더 지적해야 할 요인이 있다. 한국에서는 ‘동학개미’, 미국에서는 ‘로빈후드 투자자’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다. 이들은 기관과 외국인 등이 대대적인 매도에 나설 때 그에 저항하며 증시를 떠받치는데 일등공신이 되어주곤 한다.

개미들의 다수 참여는 투자 저변을 넓히는 작용을 함으로써 증시의 활성화는 물론 안정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개미들의 시장 참여는 도를 넘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는 그들의 속성과 관련이 있다. 분위기에 따라 쉽게 달려들고 쉽게 떼지어 물러난다는 점이 문제다.

개미들이 이상 열풍을 일으키며 증시를 데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 관계자가 선의의 투자 피해를 우려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셈이다. 증시 활성화를 반겨야 할 입장에 있는 정부이지만, 실물경제 흐름과 무관하게 이상 투자 열기가 나타나는 상황을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 차관은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을 거론했다. 그 이유로는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비대면 온라인 거래의 일반화를 지목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김 차관은 또 개미들의 특징으로 투자 결정이 빠르고 단기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어 그 같은 특징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둘러 한 말이지만 김 차관의 발언은 개미들의 이상 투자 열풍이 어떤 계기가 생길 때 증시의 투자 분위기를 일거에 망가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었다. 묻지마 투자는 묻지마 매도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차관은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할 요인으로 분기말 기업들의 결제자금 수요 증가, 금융사들의 건전성 기준 관리 등을 지목했다. 결국 그 같은 요인들이 어느 순간 개미들의 대량 이탈을 촉발함으로써 증시에 큰 충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금융시장이 실물경제와 따로 논다는 지적은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유럽 언론들은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월가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과소평가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했다. 이번 김 차관의 지적은 우리도 그런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확인해준 것으로 이해된다.

때마침 금융위원회도 이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의 괴리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국내 주가는 연초 수준을 회복했지만, 경제성장률은 감소하고 있고 수출과 고용도 줄어드는 등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괴리를 키우는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시중 유동성이 저신용 기업들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