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감이 증시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계 경제 반등과 관련해 ‘V자형’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현저히 사그라들었다. 대신 ‘나이키형’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세계 경제가 ‘더블딥’ 형태의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 저하는 코로나19 재확산에서 비롯됐다.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29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세계 확진자 수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고 최대 감염국인 미국의 경우 그 수가 260만을 상회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확산 속도다. 미국에서는 하루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4만명을 웃돌고 있다. 확산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AP/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AP/연합뉴스]

남부 위주로 확산세가 드세지면서 플로리다나 텍사스주 등에서는 과거의 경제 봉쇄 상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정부가 다중 밀집 장소인 주점들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 중앙 정부의 봉쇄 해제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고 나선 것이다.

이밖에도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주 등에서는 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거센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2주 격리조치를 취함으로써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 여파로 미국 증시는 이미 지난주에 전주 대비 큰 하락세를 경험했다. 한국 증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락폭은 크지 않았지만 등락을 거듭하다 전주 대비 6.67포인트 하락한 2134,65로 한 주를 마감했다.

그러나 29일 코스피 지수는 직전 영업일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이번 주 거래를 시작했고, 결국 2100선이 무너진 가운데 하루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전 거래일보다 41.17포인트(1.93%) 내린 2,093.48을 기록한 가운데 거래를 마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감염병 재확산 강도와 그에 맞추어 진행될 경제봉쇄 조치 강화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흐름이 보인다면 투자 의지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이 이미 학습된 악재라는 점을 들어 증시에 미칠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따라서 미국 정부 등의 경기 부양책이 추가로 나온다면 주가 하락이 일정 정도 억제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주목할 이벤트로는 다음달 1일 있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 있다. 두 사람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코로나19 대응책을 주제로 증언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향후 미국 경기에 대한 전망과 경제정책 방향 등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정책의지도 증언을 통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3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고용지표도 눈여겨볼 요소다. 이 지표가 5월에 이어 거듭 빠른 회복세를 나타낸다면 시장 분위기를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일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실업률이 5월보다 0.9%포인트 내려간 12.4%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 하루 전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할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이 지수가 전달의 43.1보다 올라간 49.0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수치로 보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근접했다는 기대를 갖게 할 만한 수준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대개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등락범위는 2030~2130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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