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시장에서 고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아직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평가 및 기대도 긍정적이지 않지만 주가는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물경제 및 기업실적과의 괴리감은 어쩔 수 없이 견제심리의 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코스피지수는 전주에 비해 50포인트 이상 상승한 채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201.19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주가를 떠받친 것은 장래성 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바이오와 배터리, 인터넷 등과 관련된 종목이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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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의 미국내 하루 확진자가 7만을 넘나들고 전세계 일일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주가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과도한 주가 상승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하는 바람에 지난 주 나스닥 지수는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이번 주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비대면 환경에 대한 상대적 우세를 기반으로 특정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점 논란의 영향은 20일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어느 정도 확인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40포인트(0.38%) 오른 가운데 2209.59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곧바로 상승폭을 줄이며 조정국면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99포인트(0.14%) 하락한 2198.20을 기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 등락 범위로 2100~2200선을 제시했다. 지난주 마지막 영업일 종가에 비춰봤을 때 잠시 숨고르기 국면이 전개될 것임을 예상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주에도 특별히 큰 변수는 예고되어 있지 않다. 지난주엔 미국 모더나가 코로나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에 대한 우려도 점증하고 있어 새삼스레 경제 봉쇄 이슈가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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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기대를 모았던 한국판 뉴딜은 내용 면에서 다소 실망을 안긴 바 있다. 더구나 지금은 뉴딜 보고대회마저 끝난 상황이라 더 이상 기대할 정책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막연하게나마 남아 있던 정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거론되는 갈등 요인은 미국의 대(對) 중국 제재 강화다. 구체적으로는 미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 및 그 가족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 탈출을 위해 대 중국 제재 강화 카드를 꺼내든다면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트위터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미국 의회가 휴회를 마치고 이번 주부터 재개되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여지가 생긴다. 이 달 안에 의회와 미 정부가 호흡을 맞춰 추가 부양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증시 분위기가 호전될 수 있다. 현재 미국 내 상황을 고려할 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눈여겨볼 금주의 국내 이벤트로는 21일 발표될 7월 1~20일 수출 실적과 23일 공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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