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국내 증시는 힘겹게 제자리를 유지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했지만 외국인이 그나마 개인들의 주가 부양 노력을 거든 결과였다. 지난 한 주 외국인은 2600억원가량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이번 주 들어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7500억 유로(약 1050조원) 규모의 경기회복기금을 마련한다는데 합의했다. 이 돈은 EU 회원국들의 경기를 부양하는데 투입된다. 이 결정은 달러 약세 흐름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이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을 자극할 호재로 평가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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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덕분인 듯 27일 코스피 시장은 지난 주 최종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가운데 거래를 시작했다. 상승 흐름은 막바지로 가면서 다소 저항을 받았지만 이날 거래는 지난 금요일 종가 대비 17.42포인트(0.79%) 오른 상태에서 마감됐다.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주가 상승에 대한 견제심리와 외국인 자본 유입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타 호재와 악재가 혼재한 가운데 주가 상승 흐름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전체 주가 흐름보다 경기 민감주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종목별 장세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 중 하나는 미·중 갈등의 전개 양상이다. 상대국 총영사관 한 곳씩을 폐쇄하도록 한 조치가 더 이상 확대될 지가 주된 관심사다. 미국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토록 조치한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공산당 총서기’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여기엔 중국 정부의 심기를 자극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를 두고는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 탈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미국의 대중(對中) 강경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 나라 모두 극단적 대립은 원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기대되는 호재도 몇 가지 있다.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그것이다. 현재 집권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은 부양책 규모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공화당이 1조 달러 남짓을 제시한 반면 민주당은 3조 달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여야가 이번 주 금요일로 마무리되는 이달 안에 타협점을 찾아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이번 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업보험 지원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두 정당 모두 원치 않는 일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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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새로운 경기부양 카드를 제시할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연준은 오는 30일(한국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논의 결과를 내놓는다. 일단 기준금리 변경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관심은 회의 직후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려 있다. 회사채 매입 증대 등에 대한 희망적 발언이 나올 가능성 때문이다.

그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도 주요 관심사로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예상한 실적은 -34.0%(전기 대비 연율)였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5%의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올 미국 기술주 관련 기업들의 2분기 실적도 관심의 대상이다. 실적을 내놓을 기업은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예상을 밑돌 경우 기술주들의 하락이 현실화될 수 있다.

지난주엔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단기 급등에 따른 견제심리가 작용한 결과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경험 탓에 기술주에 대한 투자는 더욱 조심스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 등 주요 제약회사들도 실적을 내놓는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소식이 들릴지도 여전히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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