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외 증시는 약(弱)달러가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달러 약세가 주식시장 주변자금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기본적인 요인이 되어주고 있어서이다.

그러나 그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하는 사례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게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 우위 분위기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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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1975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의 매수 우위 분위기가 3주 만에 바뀐 것이다. 아직 순매도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한 주 전만 해도 외국인들이 2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반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긴 하지만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원/달러 환율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신경써서 지켜보아야 할 움직임이다.

달러화 동향과 관련해 눈여겨보아야 할 것 중 하나가 곧 발표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다. 전문가들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경우 달러화 약세 흐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 같은 변화는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 논의가 공화-민주 양당 간에 어떻게 매듭지어지는가도 증시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부양책 규모가 시장의 기대보다 작거나 합의가 마냥 미뤄질 경우 달러화 약세 흐름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달러화 동향 외의 기타 변수들도 산재해 있다. 그 첫째가 오랜 변수인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다. 지난 주 국내외 증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인 덕분에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지난 주 증시를 떠받치는데 일조한 측면이 있다.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초 미 대선이 있기 이전에라도 백신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공언했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말 무역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는 것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양측으로부터 모종의 발언이나 움직임이 나온다면 그 같은 언행은 이번 주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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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중 양국은 틱톡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재무부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 대해 제재를 가한 것도 갈등을 격화시키는 요인이다.

주말에 발표될 미국의 7월 소매판매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을 인용, 7월 소매판매가 2.2% 늘어나는데 그쳤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6월 증가율이 7.5%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매판매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됐음을 예고한 셈이다.

국내 변수로는 오는 12일 통계청이 내놓을 7월 고용동향을 꼽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여파로 통계작성 이후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악화됐던 실업률이 한 달 만에 얼마나 개선됐나 하는 점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등락 범위로 2300~2400을 제시했다. 지난 주 금요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전주보다 102.3포인트 오른 2351.67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상승세는 10일 개장 초까지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8.98포인트 높은 상태에서 거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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