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는 뉴욕증시의 기술주 조정 여파로 나흘만에 하락세를 보이며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14.45포인트 상승했지만 4일(이하 한국시간) 하루에만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는 바람에 27.65포인트를 까먹었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주 초에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31일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2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초에 나타난 외국인 매도세는 국내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금융 당국의 공매도 금지조치 추가 연장 및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수정 제시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사진 = AP/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사진 = AP/연합뉴스]

그러나 주 후반부에 나타난 외국인 매도는 뉴욕증시에서의 기술주 조정과 관련된 것이었다.

뉴욕증시의 기술주 조정 흐름은 이번 주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비관적 분석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 지난 주 후반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하루 만에 5%가량 폭락했다.

그러자 애플과 테슬라 등 기술주의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에 대한 거품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간 기술주가 현실과 큰 괴리를 보이며 상승했기 때문에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의 조정 양상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이들도 일정 수준의 기술주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테슬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점도 나스닥지수 하락의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일 S&P지수위원회는 분기 조정 결과를 발표했으나 테슬라는 거기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최근의 주식시장 열기에 비춰볼 때 기술주 하락이 금융주 등 여타 경기 민감주의 상승을 자극할 것이란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현실과 관련이 있다.

이번 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특별히 가시화된 것은 없다. 외부 요인으로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 의회 간 줄다리기, 미·중 갈등 등이 여전히 잠복해 있지만 당장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은 듯하다. 미국에서는 미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기업인 중신궈지(中芯國際)를 블랙리스트에 올릴지 모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의 미국 대선 이전 개발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많은 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며 백신이 10월에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발언 내용은 오락가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담과 달리 미국의 백신 개발 관계자들은 11월 이전에 백신이 나올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백신 개발에 대한 조급함이 증시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완전하지 못한 백신 개발을 정치적 이유로 다그치는 것은 시장에 부정적 영향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증시에 다소나마 위안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0시 현재 집계된 6일의 일일 확진자 수는 119명이었다. 이로써 일일 확진자는 5일째 100명대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거래소가 뉴딜지수를 개발했다고 밝힌 점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한국거래소는 한국판 뉴딜 선도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K-뉴딜지수를 7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수는 배터리와 바이오, 인터넷, 게임의 영문 이니셜을 따 ‘BBIG K- 뉴딜지수’라 이름지어졌다. 거래소는 또 이들 업종별 지수 4개도 따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들 5종의 뉴딜지수는 시총 상위의 대형주 비중이 크기 때문에 코스피에 특히 우호적일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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