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만든 전기차 코나EV의 연쇄 화재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단초가 발견됐다. 확정적이진 않지만 배티리 결함이 그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추정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장경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식자료를 통해 제기됐다. 5일 중앙일보가 인용 보도한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간의 코나EV 연쇄 화재는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팩 어셈블리 내부에서 전기적 원인으로 불꽃이 이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코나EV.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연합뉴스]
코나EV.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연합뉴스]

추정이긴 하지만 국과수가 작성한 감식보고서엔 화재 발생 과정이 소상히 기술돼 있었다. 요약하자면, 차량 하부에 장착된 배터리의 손상으로 절연파괴에 의한 열폭주(과다전류에 의한 스파크 현상)가 발생함으로써 그곳에서 화재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보고서는 배터리 제조 당시 미세한 결함이 있었다면 차량을 장기간 사용하는 과정에서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면서 배터리의 손상 정도가 커지고, 그 점이 발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배터리팩을 제외한 차량의 다른 부분에서는 화재 원인으로 추정할 만한 특별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배터리 결함을 가능한 원인으로 추정케 하는 또 다른 근거도 함께 제시했다. CCTV 영상이 차량 하부에서 불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면서 방화를 뒷받침할 만한 특이 장면을 담고 있지 않다는 점. 기타 차량 장치에서 결함이나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이 그것이었다.

다만, 국과수는 감식 결과를 내놓으면서 사고 차량의 훼손 정도가 심해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발화원인을 하나로 특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국과수가 이번에 감식 대상으로 삼은 차량은 모두 두 대로 지난해 7월 강원도 강릉시, 지난해 8월 세종시에서 각각 화재 사고를 당한 코나EV였다.

코나EV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해당 차량의 제작결함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아직 조사 결과에 대한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나EV는 현대차가 소형 SUV로 만들어 2018년 4월부터 시판한 이래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한해에 팔린 차량만 1만3587대에 이른다.

하지만 출시 첫해 5월 현대차 울산공장에 있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12대의 차량이 불길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마지막 화재는 이달 4일 대구에서 발생했다. 화재 발생 당시의 차량 상태는 미중전, 충전중, 완충 등 다양했다. 차량 주행중 사고가 발생한 해외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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