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하는 각종 변수들이 투자자들에게 번갈아 희비를 안겨주는 요즈음이다. 악재로 인식됐던 변수가 어느 순간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예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미국발 변수들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대선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월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같은 기류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를 벌이며 우세를 이어가자 입장을 바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사진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AFP/연합뉴스]

아예 바이든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 더욱 좋을 것이란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기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있다. 우려는 바이든 후보가 가까스로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일대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데 모아져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미국 증시는 이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 상승 행진을 반기는 듯 보인다. 바이든의 민주당이 집권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이 추진될 것이란 기대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인 데는 이 같은 요인들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오락가락 행보로 신뢰를 잃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 규모를 1조8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부양책 규모를 놓고 민주당과 신경전을 벌여온 백악관은 협상 중단을 선언하더니 곧바로 증액된 부양책을 제시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으로 부양책 규모를 둘러싼 민주당과의 격차는 400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민주당의 집권이 미·중 무역갈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분발해 바이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줄여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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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는 점 역시 증시엔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JP모건체이스와 존슨앤드존슨 등을 필두로 3분기 실적 시즌이 열린다.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 모두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봉쇄조치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2분기와 달리 3분기 들어 비교적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이뤄졌었다. 따라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져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환율 하락 흐름 덕분인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개인의 매도물량을 상당량 흡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1조265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대응체계를 1단계로 낮춘다는 발표와 함께 한 주를 시작했다. 한 주 동안 증시에 영향을 미칠 남은 변수로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있다. 금리 변동 가능성보다는 경제상황에 대한 한은의 진단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동안 미국에서 발표될 각종 경제 관련 지표들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9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이 그것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들 지표는 이전보다 다소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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