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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선택의 여지 없었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나이스뷰] 선택의 여지 없었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 김기영 기자
  • 승인 2020.10.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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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동결했다. 연이어 세 번째 동결이다. 14일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통해서였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5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줄곧 0.5%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도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가 그대로 유지된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금리가 한계점 가까이 내려가 있어 더 내린다 한들 정책효과가 나타날 여지도 적도, 올리자니 코로나19 팬데믹의 부작용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

이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이 언제까지일지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지만 이날 한은은 그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가진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조금 줄어들고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로 복귀해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준금리 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부근에 접근해 있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이주열 총재의 이 발언은 이번 금통위 회의 이후 나온 금리동결 결정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다른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멘트도 잊지 않았다. 이 총재는 한두 개 지표로 판단할 일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외에 소비와 투자, 수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것이었다.

내년에 경제성장이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해서 그것을 무작정 회복세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 성장률엔 올해의 마이너스 성장에 의한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이란 점을 미리부터 지적했다.

하루 전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올해 –1.9%, 내년엔 2.9%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보다 0.2%포인트 올린 반면, 내년 전망치는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1.3%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우리 경제가 이 정도 성장률에 부합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의 전망치보다 상회하는 성장률이 달성될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이주열 총재는 새로운 논란거리가 된 재정준칙 도입 움직임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재정 운용 과정에서 자기규율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총재는 한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빠르게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연금 및 의료비 등 의무지출 부담이 덩달아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재정 운용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적절한 재정지출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결국 적절한 재정 운용을 위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가며 깊이 있는 논의를 벌여가야 한다는 것이 이 총재의 조언이었다.

내년 예산안과 재정운용 계획 등에 의해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채권시장에 수급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불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급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불안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로 이 총재는 주요국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금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 점이 우리에게 우호적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내년엔 국채의 대규모 순발행으로 인해 채권시장에 수급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