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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주식 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 여당 손에 달린 듯
[나이스뷰] 주식 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 여당 손에 달린 듯
  • 최진우 기자
  • 승인 2020.10.22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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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양도소득세 부과에 있어서 대주주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가 정가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주주 기준을 바꾸는 주체는 정부이지만, 사실상의 결정권은 국회로 넘어가 있는 듯 보인다. 의회가 입법권 행사를 통해 기준을 법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 기준 완화 논란에 불씨를 댕긴 쪽은 정부다. 정부는 주식 양도세 부과시 대주주 기준을 기존의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완화하려 하고 있다. 여야를 망라한 정치권이 견제에 나섰지만 정부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자산소득 과세형평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주주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자산소득 과세형평성 주장은 유독 주식 자산에 대해서만 양도세 부과 기준을 높게 잡은 것이 잘못됐다는 데서 비롯됐다. 또 정책의 일관성 주장은 대주주 기준 완화가 이미 시행령을 통해 예고된 내용이라는 것과 연관돼 있다. 정부는 2년여 전 소득세법 시행령에 주식 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10억에서 3억으로 낮춘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다만, 그 시행 시기를 2021년으로 못박았을 뿐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정부는 단지 기존에 정해진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뿐이라 해석할 수 있다. 정부로서는 마치 새로운 정책이 제시된 것처럼 대주주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것 자체가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문제의 시행령대로 하자면, 양도세 부과시 대주주 기준은 내년부터 10억에서 3억으로 낮아진다. 그것도 인별이 아니라 가족합산 3억이다. 즉, 개개인을 기준으로 삼는 게 아니라 직계 존속과 비속, 배우자 등의 지분을 모두 포함해 동일 기업의 주식을 3억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가족합산 주식 보유액을 따지는 기준 시점은 올해 연말이다. 따라서 올해 연말 기준 가족합산 3억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라면 내년 4월부터 매도하는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해 22~33%의 세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소위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을 떠받치는데 크게 일조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들의 반발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더욱 가시화됐다. 종료된 관련 청원에는 2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 내용은 대주주 양도세 과세제도를 아예 폐지하자는 것이었다. 동학개미들은 홍남기 부총리 해임을 요구하는 실검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반발이 심해지자 정치권이 정부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등은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유지하고 가족합산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시행령보다 우위에 있는 법률로써 10억 기준과 개인별 과세를 아예 못박으려는 의도에서였다.

정치권에서 압박을 가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세 기준선 3억원 방안을 고수하되 가족합산을 인별로 바꾸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리곤 여기서 더 이상 물러설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 =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 = 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22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양도세 기준 완화 방침에 대한 의견을 묻자 홍 부총리는 대주주 기준선 완화와 관련해서는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시행령에 명시된 내용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이어 “다만, 가족합산을 인별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버티기 배경엔 청와대와의 교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내년 봄의 굵직한 선거를 앞둔 여당으로서는 주식 투자자들의 반발을 마냥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계획을 밀어붙일 경우 주식 보유지분 산정 기준일인 올해 연말을 앞두고 주식 대량 매도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경고음도 여당엔 부담스럽게 들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여당은 현재 이 사안에 관한 한 국민의힘 등 야당과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려 하고 있다. 추후 여당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야당 의원들이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무난히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그 경우 홍남기 부총리가 내세우는 시행령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문제는 여당이 지금의 입장을 그대로 이어갈지 의문스럽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확실히 정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여당의 입장은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 입장이 바뀌면 추경호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워진다. 결국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에 대한 방향타는 여당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