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외 증시는 횡보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시화된 악재는 없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불확실성의 첫 번째 주범은 미국 대선이다. 미국의 경기부양책 논란도 국내외 증시에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대주주 기준 논란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가세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증시에선 상승 흐름이 보이다가도 곧바로 그 기세가 꺾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 탓에 지난 주 코스피는 초반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주춤주춤 내려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 결과 지난주 금요일(23일) 코스피 종가는 전주 대비 19.28포인트 상승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진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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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러운 행보는 26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영업일 종가보다 5.69포인트(0.24%) 오른 상태에서 거래를 시작했으나 곧 등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전반적으로는 오후 들어 하락폭을 키워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할 요소는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일단 각종 지표는 그런대로 양호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생산이나 소비지표는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의 수출 및 기업실적도 비교적 안정적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주가를 떠받칠 기반은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수출을 보더라도 이달 1~20일 실적은 일평균 기준으로 5.9% 증가를 기록했다. 향후 수출 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함께 국내 소비도 코로나19 대응단계 하락과 함께 점차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나 유럽의 코로나19 2차 팬데믹이 심각한 것과 달리 국내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대응단계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하루 확진자 수는 대체로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위험자산 투자를 꺼리게 하는 불확실성이 증가 또는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한복판에 미국 대선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간의 대선전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지만 그 격차는 크지 않다. 추이로 보면 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이 점이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격차가 좁아들수록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주요 경합주에서의 승부는 더더욱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다 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물론 극성스러운 지지자들이 대선 불복 운동을 벌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백악관과 민주당 간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줄다리기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된 요소다. 한동안 곧 타결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더니 지금에 와서는 대선 이후에나 양자 간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미국 대선 판도 변화에 대한 월가의 반응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월가는 한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었다. 그러더니 입장을 바꿔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민주당 집권 이후 나타날 증세 정책이 증시엔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새롭게 불거져 나왔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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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대주주 기준 논란이 이어지는 바람에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추가됐다.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기존의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겠다는 정부 방침이 그 배경을 이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존의 가족합산 방침을 인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3억 기준선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해 대주주 산정 시점이 되는 연말을 앞두고 개미들의 매물이 대량 쏟아져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홍 부총리는 기준선 하향조정으로 인한 매물의 다량 증가 가능성을 부인하지만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다. 미국도 이번 주 후반 3분기 성장률을 내놓는다.

우리나라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플러스 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 2분기에 한국은 각각 전기 대비 -1.3%와 -3.2%의 역성장을 기록했었다. 이와 달리 3분기엔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1%대 중반의 성장을 이뤘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미국도 3분기엔 전분기 대비 연율로 30%대 초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로 -31.4%를 기록했었다. 한국과 미국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한다. 우리는 전분기 대비로, 미국은 전분기 대비 연율로 성장률 수치를 집계한다.

주 후반 애플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들과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캐터필러, 화이자 등 S&P 500지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3분기 실적을 쏟아낸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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