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우리 사회에서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 수가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고 통계 당국이 밝혔다. 그 수가 246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통계청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해당 시점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68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15세 이상 인구 중 비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년 전보다 0.9%포인트 높아진 37.6%였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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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무엇이고 ‘쉬었음’은 무엇일까. 그 개념을 먼저 정리한 뒤 현황을 정리하기로 한다.

먼저 비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능력이 없거나, 능력은 있지만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지칭한다.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이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실업자는 제외된다. 대신 실업자는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생산가능 연령대 중 생산활동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비경제활동인구는 통계청의 실업률 집계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자리가 없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 실업률 집계 대상에서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학생이나 취준생 등이 공무원 시험이나 기업의 사원모집에 응하는 순간 그들 역시 실업자로 분류된다. 그래서 공무원 시험 등이 있는 달에는 실업률이 갑자기 치솟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고용 통계에서 실업자는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통용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자주 거론되는 개념이 ‘쉬었음’ 인구다.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일할 능력이 있지만 일도 하지 않고, 취업준비도 하지 않는 사람을 지칭한다. 한마디로 정리해 그냥 쉬는 사람을 뜻한다. 이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장기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는 구직단념자와는 다소 다른 개념이다.

‘쉬었음’ 인구는 시장 사정이 좋지 않아 취업 시도 자체를 하지 않거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그냥 쉬는 사람들을 포함한다.

이번 통계청 발표는 ‘쉬었음’ 인구가 지난 8월 246만2000명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다. 이 수치는 1년 전보다 29만명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전년 동기보다 1.6%포인트 상승한 17.7%, 30대가 0.7%포인트 상승한 12.1%를 차지했다. 50대와 60대의 경우 그 비율이 전년보다 각각 1.8%포인트와 1.1%포인트 내려간 19.1%, 38.1%를 나타냈다.

[그래픽 = 통계청 제공]
[그래픽 = 통계청 제공]

올해 ‘쉬었음’ 인구의 증가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고용상황이 어려워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경제활동인구도 1년 전보다 53만4000명 늘어 1686만4000명을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의 연령대별 비율은 60대 이상이 39.4%로 가장 높았다. 20대는 14.9%, 15~19세는 13.3%,를 차지하며 60대의 뒤를 이어갔다.

교육정도별로는 중졸 이하가 37.8%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고졸 37.7%, 대졸 이상 24.6% 등의 순이었다.

활동상태별 분류에서는 가사활동을 하는 이들의 비율이 35.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재학 및 수강 등 21.1%, ‘쉬었음’ 14.6% 등의 순이었다. 취업을 위해 학원이나 기관에서 수강하는 이들을 기준으로 집계한 취업 준비생의 비율은 4.9%를 나타냈다.

한편 비경제활동인구 중 향후 1년 안에 취업·창업 의사가 있는 사람의 비율은 23.2%(390만7000명)에 이르렀다. 1년 전보다 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1년 내 취업하거나 창업하기를 원하는 이들 가운데 72.6%는 전일제 임금근로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시간제 임금근로는 20.7%, 자영업은 6.3%를 차지했다. 월평균 임금으로는 42.9%가 200만~300만원 미만을, 32.2%가 100만~200만원 미만을, 16.6%가 300만원 이상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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