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및 국내 증시는 함께 웃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대선이라는 커다란 관문을 통과하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일단 대선전으로 인한 막연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누가 당선되든 선거가 끝났다는 사실 자체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전주보다 149.36포인트 오른 2416.50으로 마감됐다. 뉴욕증시에서도 상승 랠리가 펼쳐졌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6.9%, 7.3%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9%의 급등세를 보였다. 큰 이벤트가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우세 분위기가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지만 대세에 지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긍정적 분위기는 새로운 주 첫 거래일인 9일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13포인트(0.9%) 상승한 2438.63으로 장을 열었다. 장 초반부터 외국인은 순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주에도 2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분위기상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에도 약(弱)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민주당 정부는 집권과 동시에 대대적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증시에 나쁘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월가는 처음에는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 시나리오에 기대를 걸다가 최근 들어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이 백악관을 접수하되 상원은 공화당 지배 하에 들어가는 것이 시장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새롭게 힘을 얻은 데 따른 현상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지금 추세라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진보 성향의 민주당 정권도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압박을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 우위 상원이 증세에 대해 웬만큼 제동을 걸어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간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무역 갈등은 다소 약화되겠지만 대규모 증세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해왔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EPA/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EPA/연합뉴스]

제한적이긴 하지만 바이든 후보의 선거 승리 확정과 정권 인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악재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버티기가 길어질 경우 바이든 정권의 정책 추진 일정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민주당 정권 출범일에 맞춰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한다는 구상부터 지연될 수 있다.

코로나19 2차 팬데믹도 시장엔 달갑지 않은 소재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일일 확진자 수가 12만을 넘어섰을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길어진다면 미국의 주정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와 달리 제각각 경제봉쇄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주엔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지표들의 발표는 예정돼 있지 않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2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등과 토론을 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연준의 역할이 다시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에 부응하는 발언을 내놓을지가 주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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