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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총리실, ‘부산시장 선거용’ 시비 속 김해신공항案 백지화 시도
[나이스뷰] 총리실, ‘부산시장 선거용’ 시비 속 김해신공항案 백지화 시도
  • 최진우 기자
  • 승인 2020.11.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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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랜 논쟁 끝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대안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이 결정됐으나 문재인 정권이 이를 다시 뒤집으려는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방안은 여러 정권을 거치며 곡절을 겪었다. 첫 시작은 2006년 12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각각 이 사안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 시절 김해공항 확장안이 결정됐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그래픽 = 연합뉴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그래픽 = 부산시 제공]

이 결정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은 논쟁의 연속이었다. 논쟁이 끊이지 않자 박근혜 정부는 프랑스의 전문가 집단인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에 후보지 평가를 맡겼다. 평가 용역을 외부에 맡긴 것은 입지 결정 이후 제기될 정치적 시비를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평가단의 선택은 김해공항 확장안이었다. 2위 후보지로는 밀양, 3위 후보지로는 부산 가덕도가 선택됐다. 세 개의 대안 중 김해공항 확장안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더 건설하는 것으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김해공항을 확장함으로써 이 곳을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이때가 2016년 6월이었다.

그러나 이 방안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2019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후 11개월간 김해신공항안에 대한 검증 작업이 이어졌다.

그 결과가 17일 발표됐다. 검증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해신공항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의견 제시 형식이었지만 김해신공항안을 철회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검증위는 실제로 김해신공항 건설 추진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안 결정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검증위는 ‘김해공항 확장을 위해서는 부산시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해석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공항 건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에 대해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이번 검증위의 발표로 어렵게 이뤄진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백지상태에서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그렇다.

검증위는 지난 11개월 동안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두고 안전과 소음, 환경, 시설 등 4개 분야에 걸쳐 쟁점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답을 이미 정해놓은 채 정권이 특정 목표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검증위가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 답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부산시 역시 검증위의 발표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로써 부산시는 부산 월드 엑스포가 열리는 2030년 이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 건설에 7년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산시는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 대안 중 하나로 중앙 정부를 향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요구가 거론된다.

현 정권의 의도를 두고는 여러 가지 해석이 제기될 수 있다. 부산·경남·울산 지역 주민들이 김해공항 확장안보다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더 지지한다는 명분을 앞세울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명분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울·경에서도 지역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중 하나다. 대구·경북(TK)이 김해신공항안 백지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TK에서는 벌써부터 김해신공항안 백지화가 과거의 5개 시도 간 합의의 틀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반발 움직임 중 가장 민감한 것은 ‘부산시장 선거용’이라는 비판이다. 현 정권이 내년 4월 치러질 부산시장 선거에서 다시 승리하기 위해 부산 지역에 큰 선물 하나를 안겨주려 한다는 것이 ‘선거용’ 비판의 핵심이다. 주지하다시피 내년 부산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문으로 중간에 물러남으로써 치러지게 됐다. 당연히 민주당 후보의 출마 자체에 대한 지역내 비판여론이 커질 수 있다.

당내 목소리가 통일된 것은 아니지만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정권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코앞의 부산시장 선거를 의식해 김해신공항안에 적극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반면 TK 출신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방안에 대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주무 당국인 국토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보자면 국토부로서는 특별한 명분 없이 기존 계획을 뒤엎는데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