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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 정면 돌파해야 할 LG화학 배터리 전기차 화재 논란
[호루라기] 정면 돌파해야 할 LG화학 배터리 전기차 화재 논란
  • 이선영 기자
  • 승인 2020.11.26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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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경제 = 이선영 기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기차 화재가 K배터리 산업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논란이 이는 경우 대개는 한국 업체의 배터리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 배터리 관련 논란의 중심에는 LG화학이 자리하고 있다. LG화학은 K배터리 산업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세계 1위의 배터리 제조사다. 그런 만큼 LG화학 배터리 관련 논란이 주는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차(車) 화재 논란의 심각성은 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단순히 2차전지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는데 있다. K배터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은 한국산 전기차의 세계화 전략에도 큰 차질을 안겨줄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전기차용 배터리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우리가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물론 전기차 화재 사고를 일으킨 주범을 배터리라 단정할 근거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까지 나섰지만 전기차 화재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자동차 관련 주무 당국인 국토교통부 역시 아직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다만, 배터리 자체의 문제인지, 배터리 운영 시스템의 문제인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에서만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 국내 2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 제품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화학으로서는 본의 아니게 논란의 중심에 서는데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가질 수 있다. 설사 배터리 자체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다 보니 그에 비례해 사고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볼 여지도 있다.

자동차 화재가 전기차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도 화재 사고는 적지 않게 발생한다. 공급량 대비로 치면 전기차 화재 발생 확률이 가솔린 차에 비해 특별히 더 높은 것도 아니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필연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에서 보다 많은 화재가 발생한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LG화학 배터리 안전성 논란의 주된 원인은 최근 국내에서 연이어 발생한 현대차 코나EV 화재 사건이었다. 지금까지 보고된 LG화학 배터리 장착 코나차량의 화재 건수만 해도 10건이 넘는다.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 독일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26일 외신 보도에 의하면 독일의 오펠사는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암페라-e 차량에 대한 리콜을 실시키로 했다. 리콜 대상은 2017~2020년에 생산된 전기차 550여대다.

오펠 측은 리콜 방침을 밝히면서 문제의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팩에서 연기가 나거나 불에 탈 위험성을 거론했다 한다. 배터리셀의 문제인지 배터리모듈의 문제인지, 아니면 운영 시스템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배터리 조립체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LG화학 배터리 탑재 차량의 이상 논란은 GM이 생산하는 볼트 전기차에서도 벌어졌다. 최근 GM은 충전량이 100%에 가까워질수록 화재 위험이 높아진다는 판단 하에 배터리 충전량을 90%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화재의 근본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 임시조치를 취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CNN 방송은 전문가 발언을 인용, 배터리의 손상이나 과대·과소 충전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해소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와 배터리 운영 프로그램이 복합적으로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LG화학의 배터리가 논란의 중심에 서자 국내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은 자사 제품 홍보 때 안전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안전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에서는 경쟁사에 대한 은근한 견제 심리가 엿보인다.

하지만 배터리 안전 이상을 특정 제조사 제품만의 문제로 볼 근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끼리 신경전을 펼치는 것은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 뿐이다.

전기차 화재의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든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배터리팩 내부에서 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만큼 배터리 안전성 제고는 모든 배터리 제조사와 전기차 업체가 국토부를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제1의 과제다. 그래야만 K배터리의 이미지에 손상이 가해지는 것을 막고 우리나라가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확실한 배터리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산 전기차의 세계화도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LG화학부터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그때 면책을 위한 해명에만 급급해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현실적인 대안은 전기차 제조업체와의 기술적 협의를 통한 적극적인 리콜 실시다.

전기차에 대한 리콜 조치는 감독 당국이 나서기 전에 실시될 때 오히려 신뢰성을 더 높일 수 있다. 그 전제 조건은 배터리 제조업체와 전기차 업체 간의 긴밀한 협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