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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중국이 파산하는 날’ 서평
[기획특집] ‘중국이 파산하는 날’ 서평
  • 최진우 기자
  • 승인 2021.01.11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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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초토화됐던 중국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V자 반등’에 성공하며 중국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부쩍 많아졌다.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바람에 위안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5일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2021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6월 당시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4.0%로 내다봤지만, 중국 경제는 무려 1.0%포인트나 끌어올린 7.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추인하는 모양새다. 세계은행은 정부의 효과적인 코로나19 통제 전략, 강력한 경제정책 드라이브, 활발한 수출 등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상향 조정 배경을 설명한다.

이 덕분에 중국이 10년 뒤면 미국을 추월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중국 주도의 세계 질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세계 경제순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28년에 미국을 제치고 최고 경제 대국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 저자 제공]
[사진 = 저자 제공]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금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들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는 마당에 중국 경제만 나홀로 높은 성장을 구가할 수 있을까. 주식·부동산 등 자산 버블은 정말 터지지 않을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 문제는 괜찮을까 등등. 중국 경제를 낙관적으로만 보기에는 그 이면에 부동산 거품과 그림자 금융, 기업부채, 지방정부 부실 등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 가능하면서도 실제 위협하는 단계가 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위험) 여러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물론 반론도 만만찮다. 토머스 올릭 블룸버그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산 버블이 터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적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중국 부채 문제는 중국 정부 내에서도 위험 요소라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디레버리징(부채축소)에 들어간 상태이며, 정부에서 부채를 재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 위기를 회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파산하는 날’(사진)은 베이징 특파원을 포함해 20여년 간 중국의 정치와 경제 분야를 심층 취재해 온 일간지 기자인 저자가 중국 경제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짚어본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 이상 해마다 국내총생산(GDP) 10% 상승을 이뤘고 지난해까지도 6% 이상 성장하며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중국이지만 내면에는 치명적인 경제 리스크도 상존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 둔화, 미·중 갈등, 국내 총생산(GDP) 대비 160%를 넘는 중국 기업부채 등을 그 근거로 든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의 집요한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전 회장 때리기’에서 보듯 ‘괘씸죄’로 불리는 정치 리스크도 추가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GDP 대비 300%에 이르는 정부부채와 기업 부채, 부동산 거품, 통계 조작 등 잠재적 경제 위기의 요소들을 ‘언 발에 오줌 누는 방법’으로 숨겨 왔다. 천문학적 규모의 돈 풀기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과 해외 자본유출 통제를 통해서다. 2008~2009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려 4조 위안을 풀었다. 다른 나라 경제는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경제 위기의 파도를 무난히 넘었다.

통상적으로 자본주의 국가들은 돈을 풀면 세금을 걷거나 국가부채로 돌리는데, 중국은 은행을 통해 국유기업에 돈을 빌려줘 이들로 하여금 철도·도로 등 사회인프라 건설에 투자를 하도록 했다. 국유기업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유기업은 은행에 빚을 지고 있는데, 중국 은행들은 국유은행이나 다름없다. 결과적으로 부채는 은행들이 다 지고 있는 셈이다. 이들 은행은 국유기업이 돈을 못 갚아도 좀처럼 부도 처리를 안 한다. 최악의 경우 출자전환을 하면 된다. 중국 경제가 쉽게 무너지지 않은 이유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중국 경제가 망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붕괴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런 예측은 중국을 자본주의 국가로 치부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사회주의 국가가 특별한 불황을 겪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버블이 터질 만하면 정부가 나서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다. 붕괴하기 전까지 기미를 알아채기 힘들다.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이 붕괴하리라 예견한 소련경제 전문가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뛰어넘을 중국발 세계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측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재확산과 미·중 갈등, 금융 리스크는 언제든 경제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중국의 기업부채는 지난해 164%로 일본 버블 정점인 132%(1989년)보다도 훨씬 높다. 버블 경제는 시간의 지연이 있을 뿐 언젠가는 붕괴할 수밖에 없으며 중국 정부가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27%에 이르는 한국은 중국 버블 붕괴 땐 다른 나라의 2배 이상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만큼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제조업의 중국·러시아와 필수 부품 수출 제한, 신산업 개발과 산업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중국발 위기에 대한 예방책을 덧붙인 것 또한 이 책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