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11일 코스피는 말 그대로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장중 최고와 최저치 차이가 170포인트를 넘을 정도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72포인트(0.31%) 오른 3161.90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급격히 치솟다가 오전 11시 직후 3266.23까지 올라갔다. 지난 8일 세운 장중 최고가 기록(3161.11)을 1거래일 만에 또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요동치듯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결국 전장보다 3.73포인트(0.12%) 하락한 3148.4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초반 지수 급등을 이끈 것은 이번에도 개인들이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서도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데 크게 기여했다. 사이사이 기관과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이끈 측면도 있지만 꾸준히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시장을 달군 쪽은 개인이었다. 개인은 지난 한 주 동안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47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반면 개인들의 대거 가세는 주식시장에서의 거품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들의 묻지마식 주식 투자와 추격 매수가 그러지 않아도 우려를 낳고 있는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물시장과 금융시장 간의 괴리 확대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유발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금융당국은 한 차례 기간 연장을 통해 공매도 금지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오는 3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공매도 금지를 조기 해제해 증시에 거품이 끼는 것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금의 공매도 금지조치 연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증시 부진 우려에서 비롯됐다. 공매도는 증시에 거품이 끼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기관 등 큰손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은 개인들의 투자를 적극 유도해 증시를 부양하려는 의도에서 취해졌다고 볼 수 있다.

거품 형성과 붕괴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은 국내 증시가 향후 조그마한 충격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물경제의 부진 속에 유동성에 주로 의존하는 지금의 장세는 언젠가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논리가 그 배경에 깔려 있다.

증시에 변동성을 키워줄 요인들로는 몇 가지가 거론된다. 그중 하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점진적인 양적완화 철회다. 이는 연준의 채권 매입 정책 변화 기미와 직접 연결돼 있다. 최근 공개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회의 의사록에는 테이퍼링(채권 매입 규모 축소)이 언급돼 있다. 테이퍼링은 중앙은행의 자산규모를 줄이는 정책으로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 같은 기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 국면이 진입할 것이란 전망과 연관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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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우리나 시장금리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1%선까지 올라갔다. 시장금리 상승이 추세화될 경우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탓에 오는 14일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곧 시작될 어닝시즌도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업들의 발표 내용이 최근의 주가 흐름과 크게 어긋날 경우 해당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의미다.

기타 눈여겨볼 지표로는 주 후반에 몰려 있는 미국의 작년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발표,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등(이상 15일)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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