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라는 법 집행이 ‘재벌 봐주기’를 위한 법인가 싶네요. 마약을 해도 장남이니 나중에 회사 물려주겠죠? 그런데 cj는 직원들에게도 마약에는 너그러울까요?”(dbtl****)

“우리나라 법이 마약에 대해서 이렇게 관대할 줄 몰랐네! 집행을 유예하더니 자숙이란 자의적 해석으로 업무복귀? 돈이 좋은 거니? 법이 무른 거니?”(dood****)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이 지난 18일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부장으로 복귀했다는 한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업무에서 물러난 지 1년 4개월 만에 복직한 이 부장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왜냐하면 이선호 부장은 변종 대마를 흡입하고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더해졌다.

이선호 부장. [사진 = CJ그룹 제공/연합뉴스]
이선호 부장. [사진 = CJ그룹 제공/연합뉴스]

같은 달 사내 인사위원회에서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룹 비즈니스, 본인 역할과 관련해 많은 고민과 공부를 했다.”

CJ그룹 측의 변이다. 업계에선 승계 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다른 그룹과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자숙기간이 짧은 데다 현재 집행유예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부정적인 시각을 표하고 있기도 하다.

비단 그뿐일까?

리더십 연구의 대가로 꼽히는 존 맥스웰은 ‘다시 리더를 생각하다’라는 저서를 통해 리더들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조직을 지혜롭게 이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11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위적 권위’를 버리고 ‘도덕적 권위’를 행사하라는 것이다.

권위(權威)란 국어사전에 따르면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을 말한다. 권위에는 지식적 권위와 연장자 권위 등 여러 유형이 있다.

그 가운데 지위적 권위는 직함이나 조직 내의 공식적인 위치에서 나오는 것을 뜻한다. 리더십 중 가장 하위 단계로 꼽힌다.

이에 비해 도덕적 권위는 리더십의 최고 단계다. 진실한 삶을 살면서 지속적인 신뢰를 구축해야만 자연스레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관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해 꾸준한 성찰과 정진이 중요하다.

21세기는 기업 차원에서도 혁신과 변혁의 시대다. 조직을 혁신하고 변혁시키는 것은 리더 홀로 앞서 나간다고 해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 구성원이 똘똘 뭉쳐 함께 매진해야 할 공동의 비전이자 사명이고 목표여야 한다.

도덕적 권위를 상실한 이선호 부장이 지위적 권위만으로 혁신과 변혁의 시대에 전 구성원들의 동의와 지원을 얻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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