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 지수가 2월 들어 횡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100선에서 이뤄지고 있는 자맥질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런 현상은 시장금리 상승에 맞물려 나오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상충하면서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중 전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정책 기조에 변화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으며 증시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시장금리 흐름을 대표하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금리는 이미 1.35%를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주요국 증시의 긴장감은 10년물 금리가 1.2%를 넘길 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증시가 주목하는 것은 시장금리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이는 통화당국의 완화적 정책에 서서히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할 수 있다. 금리상승은 경제 회복의 신호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이 과도하게 풀린 돈을 거둬들일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완화적 기조를 조금씩 바꾸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일기 시작했다. 연준이 당분간 지금의 정책 기조를 이어간다고 확인했지만 시장금리 상승세가 워낙 뚜렷하다 보니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국제유가마저 급등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이로써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을 특별히 주목하게 됐다. 당장 관심을 끄는 이벤트는 23~24일 연이어 진행되는 상·하원에서의 증언이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지금의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의 입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달랠 만한 발언이 나와준다면 시장은 다시 한 번 안도감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제반 상황도 그러려니와 미국의 경기부양책 가시화 등 구체적 요소도 그런 기대를 뒷받침한다. 미 하원은 이번 주 안에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 관련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하원은 여당인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상원이다. 민주당 이탈표가 한 표도 없어야 법안 통과가 가능한데 당내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부양책 안에 최저임금 인상안을 포함시킬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민주당은 미국의 현행 최저임금 7.25달러(시급 기준)를 4년 뒤 15달러(약 1만6600원)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미국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19 3차 유행이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고무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각국의 백신 효과는 경기 부양책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이런 제반 호재들을 인플레 압력이 상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 3100선을 오르내리는 횡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전장보다 6.41포인트(0.21%) 상승한 3114.03으로 거래가 시작된 이후 종일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 전장보다 27.87포인트(0.90%) 내린 3079.75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 증시가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는 앞서 언급된 것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오는 25일 한국은행이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 회의를 진행하지만 특별한 정책 기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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