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조근우 기자] 연임을 노리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호된 시련을 겪었다. 일부 의원으로부터는 자진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이번 청문회는 산업재해라는 독립된 주제를 다룬 최초의 국회 청문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23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지금까지 포스코 사업장 내에서 총 19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원청 노동자가 5명, 하청 노동자는 14명이었다. 최 회장 재임 기간으로 한정하면 사망자는 총 14명에 이른다. 다만, 2018년 7월 이후 사망자 중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근로자는 현재 8명이라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최 회장 재임 전년도인 2017년에는 사망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이런 정황으로 인해 최 회장은 이번 국회 청문회에서 단연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가 청문회 개최에 앞서 허리 질환을 이유로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는 오히려 스스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작용을 했다.

따라서 이번 청문회에서는 '포스코 청문회'라는 평가에 걸맞게 최 회장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와 성토가 난무했다. 성토의 목소리는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나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최 회장이 제출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거론하며 보험사기꾼을 운운했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이 최근 하청노동자 조문을 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대국민 사과는 대국민 생쇼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는 근로자 사망사고가 반복 발생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한 단계 하락했다. 자진 사퇴할 생각이 없나”라고 몰아붙였다.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국민의 땀과 눈물과 피로 만들어진 포스코의 회장으로서 유가족과 산재로 사망한 억울한 노동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돋웠다.

최 회장은 그러나 자신을 향한 비난과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안전을 더 잘 챙기라는 질책으로 알겠다”고 답변했다. 당장 사퇴하지 않는 것은 물론 회장 연임 의지도 꺾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이었다.

최 회장은 다음달 12일 열리는 주총에서 포스코 회장 연임에 도전한다. 앞서 포스코 이사회는 최정우 회장 연임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여당은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반대 의사를 표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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