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조근우 기자] 배달의민족(배민) 김봉진 의장이 또 다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 지난달 재산의 절반인 5500억원가량을 사회에 환원키로 해 ‘더기빙플레지’로 등록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직원과 배달대행기사(배민라이더) 등에게 1000억원대 사재를 출연해 주식 및 격려금을 지급한다.

12일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김봉진 의장은 지난 11일 직원과 라이더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라이더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오늘날 같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라이더분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며 “아시아로 진출하여 더 큰 도전을 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땀 흘려 애써 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저의 개인적 선물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봉진·설보미 부부. [사진 = 우아한형제들 제공]

김 의장은 지난달까지 입사한 우아한형제들, 우아한청년들(배민라이더스 운영사), 국외법인 전 직원 1700여명에게 1인당 평균 약 5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한다. 직급이나 성과에 상관없이 근무기간에 따라 주식을 차등 지급한다. 직원 증여 주식은 딜리버리히어로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3년 뒤에 받으며, 의무 재직기간 없이 주식 지급시기 전에 퇴사하더라도 모두 부여한다.

소속 직원이 아닌 배민라이더들도 주식을 받는다.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며 하루 20건 이상 배달한 날이 연 200일 이상인 모든 라이더에게는 1인당 200만~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 라이더 중, 일정 건수 이상의 배달을 수행한 1390명에게는 격려금 100만원씩을 지급한다. 또 배달 전용 마트 B마트 비정규직 직원들과 기간제 직원 등 830여명에게도 1인당 100만∼150만원의 격려금을 준다.

김봉진 의장이 라이더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 우아한형제들 제공]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주식 부여 대상인 직원과 라이더에게는 문자메시지로 별도로 안내하고, 콜센터에 전담안내 인력을 배치한다.

김봉진 의장은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시작으로 지난달 18일 더기빙플레지를 통해 5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번 김 의장의 주식 증여는 더기빙플레지를 통한 ‘전 재산 절반사회환원’ 약속과 별개로, 개인소유의 주식을 나누는 것이라고 우아한 형제들은 밝혔다. 또한 김 의장은 조만간 더기빙플레지 기부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세부 이행 방안을 밝힌다고 전했다.

한편, 더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가입 대상이 되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더기빙플레지는 까다로운 심사절차를 진행한다. 기부할 자산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기부자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심층 인터뷰와 주변 인사를 통한 기부자의 방향성 체크도 따로 실시한다. 깨끗한 재산을 기반으로 삼고 있고, 본인과 주변인이 모두 인정할 만큼 나눔 의지가 강할 때만 선언자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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